군산시립합창단이 무대를 휘어잡는 에너지 넘치는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고 있다. 무대에 대형을 만들어 노래로 승부하던 시대를 뛰어 넘어 만능 예능을 갖춘 예술단으로 진화해 가고 있는 시립합창단. 공연은 순간에 지나가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어렵고 힘들었다. 합창단을 찾아 준비 과정을 들어 보았다.

▲ 영화배우 김영호씨가 오랜만에 군산에 오는 공연이다.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가.
-김영호 배우는 박지훈 지휘자와 오랜 친구 사이이다. 김영호 씨가 ‘내 가슴엔 바다가 있다’라는 작시를 했고, 지휘자가 곡을 붙였다.
이날 본인들이 직접 만든 곡을 김영호씨는 노래, 박지훈지휘자는 피아노 반주를 할 것이다. 김영호 배우는 썩 노래를 잘하는데 이 노래를 직접 들려준다. 또 음악과 배우의 만남과 지나간 인생 등 잔잔한 이야기들을 관객들에게 들려줄 거라고 본다.

▲ 종합예술 형태의 노래와 춤, 영상, 춤, 연극 등을 표현해 내기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준비했는가.
- 아주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준비하면서 ‘관객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 컨셉을 정하고 현대인들과 이번 공연의 주요 대상인 ‘여성들이 좋아하고 감동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생각을 하고 여기서 나온 소재를 형태로 만들어 갔다.
이번 공연이 ‘여성시대’이니만큼 여성들이 호감을 가질 수 있는 소재를 설정해서 곡을 선정했고, 여기에 분위기에 맞는 안무를 곁들이도록 구성했다. 여기에 스토리를 하나씩 엮어서 하나의 완성곡으로 만들었다.

▲ 기존의 합창단이 자신들만의 고정된 틀 안에 관객들을 불러들이고 목소리, 즉 음악으로 승부를 내는 공연이었다. 이번 ‘여성시대’는 조금 다른 공연 형태인데 왜 이런 기획을 하게 되었는가. 그리고 어떤 성과로 나타났는가.
- 일단은 관객들이 좋아하는 공연물을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이었다. 쉽게 이해가 되고 재밌어야 한다. 지루하지 않아야 하는 데, 그러려면 보여주는 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휘자가 총연출과 기획을 맡았다. 소품과 의상까지 단원들이 함께 준비하는 과정을 거쳤다. 안무도 단원들이 직접 고치기도 했다.
전 단원이 세분화 되어 있으면서도 유기적으로 결합되었다. 한 단계가 업그레이드 된 집단으로 변해갔다. 이게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

▲ 군산시의 관광과 예술, 문화가 융성하는데 예술단에게 더 많은 참여 기회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어렵다 보면 단원들을 너무 혹사 시킨다는 소리도 나올텐데, 어떤가.
-이번 여성시대 공연 곡 중에 설운도의 ‘여자 여자 여자’가 들어간다. 트로트여서 성악을 한 단원들이 쉽게 따라가지 못한다.
그런데 그 배역을 맡은 단원이 자기 고유의 성악적인 느낌을 완전히 지우려고 애태우고, 그 노래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엄청 노력하는 모습을 봤다.
이처럼 주어진 배역과 노래가 있으면 거기에 맞게 엄청 연습하고 노력해 나가고 있다. 너무 애쓴다.

▲ 탈 클래식은 아니지만, 클래식에 대중들이 선호하는 장르를 접목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라고 본다. 군상야행 축제 개막식의 ‘솔로탈출’에서 보여줬듯이 요즘 군산시립합창단이 ‘클래식의 또 다른 지평을 열어 간다’라고 보이는 일을 하고 있다. 쉽지 않은 길을 가는데 단원들은 잘 따라주고 있는가.
- 자발적으로 따라와 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솔로탈출은 주제가 ‘아름다운 군산’이었다. 서울에서 힘든 삶을 살았던 한 여성이 군산에 와서 군산의 버스를 타고 군산을 관광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점점 힐링이 되어가고, ‘군산에서 사는 게 참 좋구나’ 하는 걸 쇼케이스 형태로 음악과 안무를 곁들여 표현해 낸 작품이었다.
발전적으로 보자면 11월에 뮤지컬 공연을 준비 중인데, 그 때 보여줄 한 부분을 군산야행과 이번의 ‘여성시대’ 공연을 통해 잠깐씩 얼굴을 비춘다고 보면 되겠다.

▲ 11월의 뮤지컬 공연은 어떤 분위기인가. 어떤 의미가 함께 한다고 보는가.
-적어도 2시간 가까이 공연을 올리게 되는데, 이번엔 군산을 주제로 한 공연을 만들려고 한다. 지휘자가 공연에 올리는 곡들을 모주 새로 작곡하여 올리기 때문에 군산의 문화 예술적 자산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쇼케이스 형태로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준비만 잘한다면 관객들, 특히 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무대로 기억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