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 커피

기사 작성: 이종근 문화교육부 부국장 - 2017.05.09 20:38

요즘의 춘곤증을 날려줄 ‘명약’인 커피가 지난해 250억잔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커피를 잔 수로 계산하면 250억5,000만잔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25% 가량 늘어난 것으로, 국민 1인당 연간 500잔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시장 규모는 약 8조7,906억원으로 3조원대 초반이던 10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성장했다. 마신 커피 잔 수 증가폭보다 시장규모 증가폭이 더 큰 것은 잔당 단가가 가장 비싼 원두커피 시장이 급속히 확대됐기 때문이다.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를 둘러싼 '고종암살작전'의 비밀을 그린 영화 ‘가비’이다.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던 아관파천 시기인 1896년부터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사이를 시대적 배경으로 커피와 고종을 둘러싼 음모와 비밀을 그린 영화다. “고종은 아관파천 때 처음 커피를 접했다”, “정관헌은 고종의 커피숍이었다” 한국 커피사에서 아무런 의심 없이 믿어지는 말들이다. 이 모든 말의 중심에는 고종이 있다.
'커피'는 커피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의 ‘카파’에서 유래됐다고 추측된다. 전설에 따르면 염소 목동이었던 칼디(Kardi)가 우연히 염소들이 먹던 열매를 발견했고, 그 열매를 마을에 가져오면서 피곤함을 덜어주는 커피의 효능을 마을의 종교 수행자들을 돕기 위해 쓰이게 됐다고 전한다.
그곳에서부터 커피는 이집트와 예멘으로 전파됐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는 커피가 종교적 의식에 사용되기도 했다. 1575년 터키 이스탄불에 세계 최초의 커피 가게인 키브 한(Kiv Han)이 들어서게 된다. 커피는 이때부터 마치 유행하는 의복처럼, 사회성의 상징처럼 우리 앞에 다가왔다. 커피는 무역에 필요한 수많은 상품들과 알려지지 않은 식료품들과 함께 유럽으로 들어오는 상선들에 실려 들어오게 된다.
베네치아 뿐만 아니라 로마 Caff Greco, 파도바 ‘Pedrocchi’, 토리노 ‘San Carlo’ 등 많은 카페들이 생겼다. 세기에 걸쳐서 만들어진 이 카페들의 이름은 작가나 정치인, 철학자들의 명성과 관련이 있고 유명인들이 종종 찾곤 하는 장소였다.
최근 3년 동안에 전북 지역 내 커피숍이 급속도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집 걸러 또 커피숍 그리고 또 커피숍으로 가히 '커피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국세청의 국세통계 월별 공개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전북지역 커피음료점 사업자 수는 1,508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349명(35%) 증가했다. 식사는 걸러도 하루에 적어도 두 잔은 마시는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전북도 예외가 아니라는 말이지만 참으로 먹고 살기가 어려워 커피숍이 앞다투어 개점하고 있다는 생각에 커피 한 잔이 나를 다시금 유혹한다/이종근(문화교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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