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장애학생은 '콩나물 교실'도 괜찮나?

[뉴스초점] 유초중고교 16% 특수학급 정원 법정기준 위반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6.03.06 19:11

도내 장애 학생들은 ‘콩나물 시루’와 같은 과밀학급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교육청이 장애 학생용 특수학급을 법정 기준치보다 적게 운영해온 까닭이다. 결과적으로 장애 학생들의 학습권은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실제로 현행 특수교육법상 유치원은 특수학급 1개당 장애 학생을 4명 이하로 편성토록 규정됐다. 일반 학생보다 세심하게 돌봐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애아동 6명이 다니는 군산 A유치원은 한 학급만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법정 정원을 2명 초과한 셈이다.

초·중·고교도 별반 다를 게 없다. 현행법상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특수학급 1개당 6명 이하, 고등학교는 7명을 넘길 수 없도록 됐다. 그러나 전주 B초교는 그런 법정 정원을 4명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 C중과 D고교는 무려 7명과 12명을 초과했다. 이 가운데 C중학교의 경우 장애 학생은 모두 13명. 따라서 법대로라면 특수학급 3개를 편성하는게 옳지만 단 1개만 운영했다. 장애 학생 33명이 다니는 D고교도 법정 기준보다 2개나 적은 3개 학급만 운영했다.

이같은 사례는 모두 51개교에 달했다. 특수학급을 둔 전체 유·초·중·고교 317개교 중 16%에 달하는 숫자다. 그만큼 법을 안 지키는 학교가 많다는 의미로 특수교육법이 유명무실한 모양새다. 위법 학교는 전주와 군·익산 등 도시에 많았다.

이런 실정이지만 전북교육청은 사실상 이를 묵인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내부기준’이란 것까지 만들어 용인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법상 한 학급당 7명을 초과할 수 없도록 된 고교의 경우 12명까지 허용해주는 식이다. 심지어 12개교는 이조차 안 지켰다.

전북교육청측은 이에대해 “교원과 시설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법정 정원을 다 맞추기 힘들어서 어쩔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2020년까지는 그런 법정 기준을 맞추도록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전북도의회 교육위측은 당장 이를 문제삼을 태세다. 7일 개원할 3월 임시회를 통해서다.

최인정 부위원장(군산3)은 “특수교육법상 법정 정원은 사회적 약자의 학습권을 보장하려는 최소한의 배려일뿐인데 이조차 외면해온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문제”라며 강력 비판했다. 특히, “법을 놔두고 내부기준이란 것을 만들었다는 것은 법을 어기겠다고 마음 먹고 있는 것과 다를 게 뭐가 있냐”며 “지금당장 문제의 내부기준을 없애고 법대로 특수학급 정원을 맞춰야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한편, 전북교육청은 지난해 가을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특수학교 간호인력 미배치 문제로 질타받은바 있다. 특수교육법상 기숙형 특수학교는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를 1명 이상 두도록 규정됐지만 전체 7개교 중 3개교가 이를 어긴 혐의였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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