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의학칼럼] 감정이 운전하는 분노를 다스리는 나

기사 작성: 배자영 전라북도마음사랑병원 인사교육팀장 - 2015.12.28 17:54

감정(emotion) 이란 말의 어원은 운동(motion)에서 시작되었다. 운동 중에서도 밖으로(e; out) 향하는 운동을 의미하기에 우리는 순간적으로 감정에 흔들리거나 지배를 받기도 한다. 그만큼 사람은 계속적으로 움직인다는 증표이기도 하다.

가슴 뛸 때, 마음의 흔들림을 알아차릴 때 감정이 무릇 꿈틀거릴 때, 다시 말하면 내가 세상을 향해 감정을 내보일 때, 진정으로 내가 살맛나는 세상의 중심에 서있다는 실감을 하게 된다.

감정이란 우리의 마음상태를 나타내기도 하고, 본성적인 것과 경험적으로 관념화 되는 것도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내가 나한테 솔직할 때 그 감정은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가끔은 솔직한 감정이 드러나서 한 없이 부끄러워 뒤로 하고 싶기도 하고, 아예 모르는 척 덮고 싶지만, 그 또한 감정 속에 숨겨진 나를 물끄러미 볼 수 있어 그 마음마저도 다독여야 한다.

분노조절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하면서 분노조절 상담사 자격을 받고, 학교나 기관에서 분노조절 강의를 하면서 터득한 것들을 직장에서도 적용해볼만하다. 직장은 속성상 자기 생각을 속 시원히 쏟아내는 사람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할 말을 꾹 참고 있다고 해서 문제가 덮어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분노나 불편한 감정을 숨기면 엉뚱한 일로 폭발해서 더 큰 화가 일어날 수 있다. 사람의 내면은 분노, 화, 억울함, 비애 같은 불편하고 괴로운 감정을 억제한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부정의 감정은 점점 자라는 생물과 같다.

따라서 무조건 참기보다는 적절하고 지혜로운 방법으로 소통하면서 해결해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진심을 이야기 하면 못 받아들여질 것이 없는 게 사람이 사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무조건 NO보다는 ‘이러한 대안이 있습니다’ 라고 표현하고, 화가 나는 상황에서는 절대로 혼자만의 생각으로 왜곡하거나 확대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다.

자존심 보다는 자존감을 좀 더 내세워서 나를 도닥이는 연습 또한 감정을 온화하게 만드는 데는 아주 효과적이다. 사람관계에서 소통만 원활해진다면 그렇게 분노하거나 억울할 일도 차츰 줄어들 수 있는 법이 아니겠는가?

분노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건강하다는 증표이다. 잘 다루어서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고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정말 지혜로운 사람이 아닌가 싶다.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고, 나의 분노가 왜 만들어지고 있는지 패턴을 읽고 거기서 나를 들여다 볼 수만 있다면 감정의 마지노선은 늘 지켜지기 마련이다. 분노나 억제가 아닌 평정심을 가지고 세상을 똑바로 보면서 나와 상대방을 지키며 살아갈 때 비로소 직장 다니는 즐거움은 더 많이 값지게 다져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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