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의학칼럼] 정직과 강자

기사 작성: 김영현 전라북도마음사랑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원 - 2015.12.07 17:05

사람은 왜 정직해야 하는가? 정직에 대해 여러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나만 정직하면 되는가 아니면 남도 정직해야 하는가’ ‘자기만 정직하다 보면 손해를 보는데 왜 정직해야 하는가’ ‘정직하면 손해 보는가 이익이 되는가’ ‘손해 보더라도 끝까지 정직해야 하는가 정직하다가 죽어도 좋은가?’

미국 대통령 케네디는 암살당했다. 유세 당일 주변에서 코스를 알리지 말고 방탄차를 타야한다고 충고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시민들에게 자신을 숨기고 거리를 두는 것이 그에게는 불편했던 것이다. 정직하게 자신을 노출하는 것이 편안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자신에게 정직하다 죽음을 당했다.

자기의 처지나 입장이 아무런 피해나 손해가 없을 경우 그런 사람은 정직해 질수 있다. 거짓말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봄으로 나는 거짓말을 하였다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정직하다. 자기의 목숨이 위협당하지 않고 손해 입지 않는 사람은 정직해지고 강자가 된다. 케네디는 어디를 가든 숨을 이유가 없었고 방탄차를 탈 필요가 없었다. 그는 강자였다. 왜? 자기를 해칠만한 사람은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어떤 자리인가. 오직 시민의 한사람으로 똑같은 국민인데 왜 담을 쌓는가? 국민과 담을 쌓는 것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 경호원도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어느 때 거짓말을 하는가?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을 때 이를 숨기기 위해, 거짓말쟁이라고 소문이 나면 손해 볼 것이 분명할 때, 거짓말을 하는 형편없이 나쁜 사람이라는 평가가 싫을 때, 거짓말을 하게 된다. 거짓에 대한 합당한 구실을 찾으려할 때 또 다른 거짓을 범하게 된다. 거짓말은 거짓말로 통하지 않는다.

강자란 자기가 머무는 곳이 자기 삶의 터전이 되고 생활이 되는 사람이다. 죽음이 두렵지 않고 손해 보아도 아무렇지 않는 사람이다. 케네디가 댈러스에서 암살당할 줄 몰랐던 것을 무지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위험을 지각했을지라도 정직했기에 암살당한 것이다. 4.19때 학생들은 총에 맞으면 죽는 줄 알면서도 두려움이나 공포, 거짓, 꾸밈이 없었기에 항거하였다. 죽든지 살든지 자기가 손해 보는 것과 무관하게 정당한 것이 정당하게 있도록 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마땅한 일이였다.

자기 삶의 터전에서 인간은 꾸밀 것이 하나도 없다. 강자만이 정직할 수 있고 정직함으로써 강자가 될 수 있다. 약자는 자기를 보호하느라 아무 일도 못하지만, 강자는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고 자신을 감추거나 꾸밀 필요가 없으므로 강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동물의 세계에서도 그렇다. 그들끼리는 강자와 약자를 안다.

정직한 자는 상대방의 참과 거짓을 곧바로 알아차리게 되어있다. 그러나 꾸미거나 거짓말하는 자는 그럴 수 없다. 야생동물은 어떤 인간이 자기를 해칠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아내는 능력이 있다.

모든 것에 정직한 자는 모든 것에 강자일 수밖에 없다. 정신의학은 끝까지 정직한 상태에서 생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직하다는 것은 윤리나 당위성, 가치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하나의 생물로서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하며, 그런 상태가 건강하기 때문이다. 정직은 생물로서 마땅히 있어야 될 것이며, 저절로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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