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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양날의 검 '스트레스'


기사 작성:  김현민 마음사랑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과장 - 2015.10.26 20:14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곤 하지만, 정작 ‘스트레스가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면 잠시 망설여지기 십상입니다.

스트레스란 본래 개체에 가해지는 압력이나 물리적 힘을 가리키는 것으로 물리학에서 흔히 사용되었습니다. 라틴어인 ‘stringer(팽팽히 죄다, 긴장)’로부터 비롯된 단어로 물리학, 공학 분야에서 사용되어졌던 단어입니다. 이후 인체에 적용되면서 압박감이나 근육의 긴장과 같은 신체적 반응처럼 정신과 신체간의 관계에서 예측할 수 있는 흥분상태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스트레스를 개인에게 의미 있는 외적, 내적 자극으로 보고, 이것이 감정을 야기하며 마침내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는 생리적 변화까지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에 대한 개념은 개인에게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이, 사건 자체보다는 사건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해석에 더 좌우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사건이나 상황이라 하더라도 이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에는 부정적 및 긍정적 생활사건 모두가 포함됩니다. 이중 부정적인 생활 사건과 관련된 스트레스만을 가리킬 때에는 디스트레스(distress), 즉 고통이란 용어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본다면, 가족의 사망, 실직, 사업의 실패 등의 부정적 생활 사건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분을 즐겁게 해 주는 긍정적 생활사건, 즉 승진, 결혼, 휴가 등이 오히려 정신적 부담을 가중시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것이 반드시 건강에 좋은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권태가 우리를 한없이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적절한 스트레스가 우리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자신감을 심어주고 일의 생산성과 창의력을 높여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스트레스를 최적 스트레스(eustress)라고 표현합니다.

이와 같은 스트레스의 원인은 크게 4가지, 즉 정신사회적 요인, 환경적 요인, 자기지각 및 자아개념, 인격이 있습니다. 하나씩 간단하게 살펴본다면, 정신사회적 요인으로는 적응, 좌절, 자극과다, 자극박탈 등이 있습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생물학적 리듬, 음식물, 소음, 공해, 기후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기지각이나 자아개념과 같은 자아상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자신의 신체, 학력, 대인관계, 일의 수행능력 등에서 열등감이 지속될 때 부정적인 자아상으로 스트레스반응이 야기될 수 있습니다. 조급하고 야심이 많고 공격적이며 경쟁적인 A형 인격이 심장혈관계를 흥분시켜 관상동맥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며, 인격자체가 불안한 사람들은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반응을 지속시켜 일의 수행을 저하시키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암부터 시작해서 사소한 감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질병의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가리키고 있지만, 반드시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웬만한 생활상의 스트레스로는 몸에 무리가 오거나, 신체 기능이 손상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계속 스트레스가 공급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스 셀리(Hans Seyle)는 스트레스에 의한 일반적인 반응을 ‘일반적 증후군’이라고 불렀으며, 이것은 세단계로 구분됩니다. 첫 번째는 경보 반응 단계로, 스트레스에 대해 우리 몸의 자원을 총동원해서 잘 반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는 저항단계로 긴장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교감신경계가 활발히 활동을 하려고 힘을 쏟지만, 전같이 몸이 민감하고 활달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지치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세 번째는 탈진단계로, 몸 안의 자원이 모두 동이 나서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지친 상태가 되어 여러 질병이 생길 수도 있으며 심하면 죽음에 이를 수 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트레스에 대하여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스트레스를 잘 이해하고 관리한다면, 스트레스는 나에게 매우 소중하고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내 안의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준다면 급작스러운 상황에도 유연하게 잘 대응할 수 있게 되어, 도리어 강한 적응력을 갖게 하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의 힘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해야 할 도구, 잘 관리한다면 우리 몸에 훨씬 좋은 것일 수 있는 것이 스트레스라는 것을 기억해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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