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의학칼럼]사람과 공감하는 정신과 간호현장

기사 작성: 신정은 마음사랑병원 간호팀장 - 2015.10.05 18:25

사람은 다른 사람의 행동과 상황, 감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도 모르게 감정이 이입되어 눈물이 난다거나, 옆 사람의 하품을 따라서 하게 되는 뇌의 능력이 있다. 이로 인해 모방이 가능하고, 새로운 일들을 배울 수도 있다. 바로 우리 뇌에 있는 신경세포인 ‘거울 뉴런(Mirror neuron)’ 덕분이다.

거울 뉴런은 공감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정신 상태, 생각 등을 기초로 타인의 마음을 추정하고 배려할 수 있게 하여 인간다움을 완성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감능력이 잘 발달되기 위해서는 보고 배울 수 있는 모델과 자극, 경험이 필요하다. 좋은 부모나 친구 관계, 인간사가 고스란히 담긴 책과 영화 등 학습과 훈련을 통하여 후천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다. ‘사랑’ 역시 사랑을 많이 경험할수록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공감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정서와 상황들에 대해 이해하는 능력이 우수하다. 특히 정신건강 관련 분야의 간호사들은 대상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 파악하여야 만족스런 간호중재를 제공할 수 있다.

신규간호사를 채용 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지원자의 가족들을 설득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바로 ‘정신과’에 대한 편견과 오해 때문이다. 정신과 환자들이 난폭하고 위험하여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에 내 자녀가 그들을 간호한다는 것이 부모로서 마음 놓이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지원자의 부모님은 수차례 병원을 방문하고 부서장과의 면담을 한 후에야 안심하고 비로소 정신과를 지지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뉴스에 어떤 사건이 보도될 때 당사자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경력이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게 되면 일반인들은 정신과와 정신과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받는다. 하지만 많은 연구에서 정신과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폭력과 관련된 사건을 일으키는 빈도가 낮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즉, 정신과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견일 뿐이다.

얼마 전, 환자의 가족을 모시고 가족지지 모임을 주최하였다. 이날 교육자로 초대된 가족강사가 환자의 어머니로 십여 년을 살아온 경험자적 관점에서, 정신질환을 가진 가족의 아픔에 공감하며 힘을 북돋아주었다. 그리고 참여한 가족들은 회복의 의지를 다지며 서로를 응원했다. 특히 오랫동안 강박증을 앓아오면 한 환자가 어머니에게 그간의 고마움과 사랑의 마음을 담아 쓴 편지글을 낭독하고 어머니가 답장으로 화답하는 모습은 회복단계에 이른 당사자 가족의 모습이었다.

환자가 회복되어 더 이상 ‘환자’가 아닌, 우리의 평범한 이웃, 친구, 동료로 돌아가는 모습은 정신건강분야의 치료진들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보람이고 사명일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자신 밖의 세상에서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고 서로 돕는 선한 노력이 친사회적인 세상을 만들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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