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의학칼럼] 번 아웃 신드롬(Burnout syndrome)

기사 작성: 김현민 마음사랑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과장 - 2015.08.03 18:11

한 가지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하던 일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무기력감에 빠져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태를 이야기 합니다.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소진증후군, 탈진증후군 등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신분석 의사인 H.프뤼덴버그가 사용한 심리학 용어인데 그는 이 증후군의 최초의 예를 자신이 치료하던 한 간호사에게서 찾아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번 아웃에 대하여 설명하기를, 부정적인 스트레스의 극단적인 형태라고 하며, 번아웃 신드롬에 빠지면 “신체적, 정서적으로 극도의 피로감과 의욕 상실, 그리고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심하면 우울증에 빠지고 자신의 능력 없음을 탓하는 자기혐오마저 생긴다. 때론 업무를 거부해버리기도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 여론조사업체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직장인 862명이 ‘번아웃’을 느낀다고 응답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신드롬을 앓고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의 노동 강도와 적은 보상, 강한 위계질서를 가진 조직 문화, 복잡한 대인관계 등의 사회적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개인적인 성향으로는 이상이 높고 자신의 일에 열정을 쏟는 적극적인 성격의 사람이나 지나치게 적응력이 강한 사람에게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이와 같은 신드롬의 발생을 예방 할 수 있을까요?

먼저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의 근원, 양, 빈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스스로를 돌아보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주위와 일에 열중하다 보면 오히려 스스로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를 간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일과 여가의 균형을 맞추어야 합니다. 열심히 일을 하였다면, 당연히 충분한 휴식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로는 편안한 장소 등을 만들어 일 중간에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합니다.

2014년 10월 27일 서울에서 이색적인 대회가 열렸습니다. ‘제 1회 멍 때리기 대회’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10분마다 맥박을 확인하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흥미로운 이 대회에서, 9살짜리 여자아이가 우승을 차지하였습니다.

우승을 차지한 이 아이는 하루 6시간 이상씩을 학원을 다니고 지친 상태였습니다. ‘멍 때리기’를 시행하게 되면 뇌파 중 세타파가 발생하여 뇌를 쉴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다시 말하면, 아이 나름의 해결책으로 소위 ‘ 멍 때리기’를 하며 뇌가 쉴 수 있는 시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에 있어서 업무량의 강도를 줄이거나, 일 자체를 없앨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충분한 휴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사회적으로 조직의 생동감과 창의성을 갉아먹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성취감을 얻기 보다는 몸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충분한 휴식과 이를 통한 재충전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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