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의학칼럼]무더위와 불면증

기사 작성: 이건학 마음사랑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2015.06.29 18:45

밤에도 기온이 섭씨 25도 이상인 열대야라는 불청객을 만나면 잠을 설치게 되고 그 다음날에는 피로감과 무기력감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해. 어김없이 만나게 될 열대야 속에서 생길 수 있는 불면증과 그 예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잠자기에 적절한 온도는 섭씨 20도 정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열대야에 따른 수면장애는 이러한 주위 온도 변화에 대해 인체가 적응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에 나타난다. 즉 체내의 온도조절중추가 흥분하여 각성상태가 이어지고 수면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잠이 잘 들지 않는다. 또한 잠이 든다할지라도 고온이 숙면기간이자 꿈을 꾸는 수면(REM 수면)에 영향을 주어 몸은 자지만 뇌는 깨어있는 상태를 유발하게 된다.

여름철 특히 열대야 때의 수면의 특징은 잠에서 자주 깨고 깊은 잠에 들지 못하며 아침에 몸이 개운치 못하다. 이처럼 잠이 부족해지면 심신의 리듬이 깨져 일의 능률도 떨어지고 신경질적이거나 무력하게 된다. 질이 낮은 수면은 인지능력을 떨어뜨려 학습이나 일 처리 능률을 떨어뜨리며 심한 경우 어지럼증과 두통, 기분장애 등 정신적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침실 온도를 덥지 않게 낮추는 것으로 침실 온도와 습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이 오지 않으면 억지로 자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잠이 오지 않으면 가볍게 책을 읽는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마음을 편안히 하면서 잠을 청하는 게 좋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잠자기 전에 샤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샤워는 찬물보다 따뜻한 물로 하는게 좋다. 일시적으로 상승한 체온이 차차 식으면서 수면을 돕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무더위에 지쳐 식사를 거르지 말도록 하고 일정한 시간에 골고루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직전에 식사를 하면 좋지 않고 카페인이 든 커피, 홍차, 초콜릿, 콜라, 담배 등은 각성 효과가 있어서 수면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상대적으로 선선한 초저녁에 가벼운 운동을 하면 숙면을 돕는다. 적당한 운동을 하면 운동직후에는 체온이 올라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체온이 내려가 수면을 취하기에 좋은 상태가 된다. 물론 심한 운동은 오히려 신체에 무리를 주어 역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수면제를 복용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수면제 복용후의 잠은 피로를 회복시켜주지 않고 의존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열대야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상적인 사람들도 열대야에는 누구나 수면 장애를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열대야가 사라진 이후에도 불면증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우리 몸의 생체시계의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열대야가 지속될 때에는 이로 인한 불면증이 계속되지 않도록 슬기롭게 예방과 대처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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