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의학칼럼] 정신건강의 의미

기사 작성: 이지은 마음사랑병원 진료과장 - 2015.04.13 16:34

우리사회는 요즘 well-being에 관심이 많다. Well-being으로 인해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신체적 건강을 위해 식단 조절부터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정신적 건강을 위해 요가, 명상, 스트레스 관리를 한다. 그렇다면 정신건강이란 무엇일까? 그에 대한 정의부터 내려져야 할 것이다.

건강이란 의미를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정의해 놓은 것이 있다. “건강하다는 것은 신체적·정신적·영적·사회적으로 완전하게 양호한 동적상태이며, 단순히 병 혹은 허약하지 않은 것만은 아니다.” 건강을 구성하는 4가지 요소인 신체, 정신, 영, 사회는 서로 얽히고 설켜 있어 어느 하나만 부족해져도 균형이 깨져 건강의 적신호가 켜진다.

여기에서 우리가 관심 있는 정신이란 부분에 초점을 맞춰 보자. 정신이라고 하면 쉽게 마음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마음이란 생각과 감정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고 생각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이성을, 감정은 동물적인 본능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성과 본능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것과 내가 습득하는 것으로 또 한번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것을 구분하는 게 중요한데 정신건강을 위해서 물려받은 것은 바꿀 수 없지만 습득한 것은 노력하면 바꿀 수 있고 이 부분이 파악이 되어야만 정신건강을 지켜낼 수 있다.

정신건강을 지켜내기 위해선 정신장애를 설명하는데 사용하는 생물심리사회 모델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생물심리사회 모델이란 이상행동이나 정신 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모델이다. 각각을 살펴보면 생물학적인 요인은 주로 유전자를 통해 부모님께 물려받게 된다. 그래서 본인 부모, 조부모의 성격이나 특징들을 조사하면 본인이 정신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화를 잘 못 참고 술을 마시는 아버지를 둔 아들이 술을 잘 마시며 이로 인해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술로 인한 중독의 문제에 취약함을 알 수 있다. 타고난 유전자는 바꾸기 어렵다. 아니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바꿀 수 없다. 그러나 본인의 취약점을 알고 있다면 미리 조심할 수 있으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심리적 요인은 쉽게 성격으로 생각하면 된다. 성격은 본인의 타고난 기질을 바탕으로 어린 시절 부모관계를 통해 애착을 형성하게 되고 자라나면서 여러 발달단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느냐에 따라 성격이 형성된다. 본인의 기질 및 성격을 파악해 보기 위해서는 미네소타 다면적 인성검사(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ry Inventory)나 TCI 기질 및 성격검사 등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좀 더 깊은 무의식이나 내면을 알고 싶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심층면담과 정신분석 등을 통해서 할 수 있다. 여기서 아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에 성공하지 못한 발달단계도 다시 경험하여 수정할 수 있다. 물론 이 작업은 실제로 정신적 문제를 지니고 있는 환자부터 현재 아무런 문제를 경험하지 않는 사람까지 적용할 수 있으니 본인의 내면이나 정신건강을 한 층 더 성숙시키고 싶다면 받아볼 만하다. 사회적 요인은 주변 환경과 본인의 경험을 말한다. 주변 환경도 쉽게 바꿀 수 없는 요인이다.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는다고, 직장 상사와 관계가 껄끄럽다고 해서 회사를 쉽게 그만둘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경험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눈을 바꿀 수는 있다. “주변 환경과 타인이 나를 자극할 수는 있지만 나를 공격하는 것은 내 자신일 뿐이다.” 라는 말을 기억하자.

정리해보면 정신건강이란 나의 타고난 가족력의 성격적 특징을 바탕으로, 성장 배경에 따라 형성된 성격과 기질로 인해 형성된 여러 사회적 환경에서 반복되는 나의 반응이다. 결국 나의 반응이 성숙되었다면 건강한 정신건강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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