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서비스 시스템이 ‘먹통’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종류는 모두 40종이 넘어섰지만 보조금을 가로채려고 속칭 ‘대포 통장’을 만들어도 적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문제는 7일 전북도 주최로 이경옥 행정부지사와 최원규 사회복지사협의회장, 시·군 복지담당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발전연구원에서 열린 ‘사회복지서비스전달체계 개선방안토론회’를 통해 제기됐다. 이날 도는 일선에서 확인한 서비스 실태를 공개했다.

도에 따르면 정부와 도내 각 지자체가 지원하는 보조금은 기초생활과 장애인 등 모두 10개 분야 46종에 달했다. 지원 규모는 주요 보조금만도 8,808억여원, 수혜자는 60만 2,000여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노령연금 시스템은 일반 행정망과 연동되지 않아 수혜자가 사망해도 1~2개월 가량 계속 지원됐다. 이런 사례는 지난달 도내 28개 읍·면·동에서 진행된 도 감사에서도 10여건이 확인됐다.

금융권의 개인정보 보호정책에 따라 보조금이 입금되는 금융계좌가 수혜자 본인의 것이 맞는지조차 확인이 곤란했다. 복지분야 통합전산망인 ‘새올행정시스템’도 정부 부처와 기초 지자체 간에만 연동돼 광역 지자체는 관련 정보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이렇다보니 최근 서울과 전남 등지에선 복지담당이 가족과 지인 등을 수혜자로 입력해놓고 억대의 보조금을 빼돌린 사건이 잇따라 적발됐다.

게다가 수혜자 1명이 몇 종류의 혜택을 받고, 금액으론 얼마나 많이 받는지조차 알 수가 없어 맞춤형 정책과 서비스에 한계를 드러냈다. 도내에선 전체 수혜자의 23%인 13만 8,000여명이 2종류 이상의 보조금을 받는다고 추정됐다.

이밖에 도내 복지담당은 전국 평균의 92%수준인 681명에 그친 반면, 취급업무는 정부부처(102개)와 도(154개), 여기에 시·군 자체사업(5~10개)을 포함하면 최대 266개에 달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