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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미래]인류는 멸망하지 않는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7월 28일 14시16분

2,000년대 중반으로 향하는 인류의 보폭은 빠르게 진전되고 있지만, 그 행보에는 요란한 외침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 외침은 다름 아닌 인구 절벽이다.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 독일 등 선진국들은 저출산과 고령화의 압박 속에서 실질적 인구 소멸의 위험을 맞이하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자는 단편적인 구호만으로는 이 흐름을 되돌릴 수 없다. 인구 감소는 국가 존립과 사회 기반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이며 인류가 공동으로 풀어야 할 생존 과제다.

인구 감소를 단순히 아이를 적게 낳는 문제로 축소해 보는 시각은 현실을 오도한다. 노동력 부족, 소비시장 축소, 군사력 약화, 복지 재정 불안정, 교육 인프라의 과잉, 지역 공동체 붕괴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그 충격파가 거세다. 이러한 변화는 도미노처럼 연쇄 작용을 일으켜 사회의 회복 탄력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학계에서는 이를 사회적 소멸 경로라고 부르며,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닌 문화와 정치적 맥락에서 재조명되어야 한다.

정책적 대응은 그동안 주로 단기적 유인책에 의존해 왔다. 출산 장려금과 세금 감면, 주거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장기적으로 출산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인구 문제를 경제적 인센티브로만 접근해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어느 기업에서 출산에 대한 인센티브로 정부가 하지 못하는 1억원을 마련해주는 제도를 제공해 주고 있다. 어찌보면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민간이 주도적으로 신경을 기울여 주는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덕적으로는 당장 황금만을 위한 임신, 출산, 육아가 되지 않기를 기대하며 다자녀 출산 후 인센티브만을 제공받고 이혼 문제 등의 트러블로 사회문제로 부각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다. 정부의 정책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젠더 문제, 노동, 환경, 교육, 주거 문화 등 구조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거버넌스를 재편해야 하는 경로가 필요하다. 인구 문제는 단일 부처가 아닌 사회 전 부문이 공동 대응해야 하는 시스템 리스크로 다뤄져야 적합하다.

정책 연구는 보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시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인구 시뮬레이션과 지역별 소멸 위험도를 분석하고, 자동화와 인공지능 시대에 맞춘 고령자 노동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 사회통합형 이민정책과 청년 생애주기 지원, 농촌과 소도시의 공동체 재생 모델도 주요 과제다.

세계 인구는 2,100년 이전에 정점을 찍고 U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을 반드시 자각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한 국가의 노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UN과 경제협력개발기구,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는 국가 간 인구 지표를 표준화하고 윤리적 노동력 이동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고령화 사회를 위한 기술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국제적 협력을 확대해야 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가족의 구성 형태는 4대가 함께 공존하는 100년 장수 시대를 살고 있다. 이는 세대 간의 공존에 필요한 상호 이해와 근본적인 인류애, 사람을 바라보는 인지의 재교육과 존중 등을 다시 리빌딩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요구된다. 보편적인 사랑이 수반되어야만 살맛이 나는 세상이 되는 구조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현실과 미래에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은 인간을 대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만 한다. 기술 발전은 인구 감소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사회적 합의와 윤리적 기준이 뒤받침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불평등의 신종 인구 감소 곧 ‘신종의 출현’이 될 수 있음을 잊지말자. 인구 감소는 단순한 통계상의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와 경제, 문화 전반을 흔드는 거대한 구조의 변화다. 얼마나 많은 인구를 유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사회를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양질의 형태로 만들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 보자. 과학과 정책, 사회철학의 지혜가 만나는 자리에서 총체적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앞 미래에 산술적인 인구와 존중되어야 할 사람에게 ‘왜’ 행동하지 않았는가? 라는 질문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에 그렇다.

/배문철(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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