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 족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되나

범종중위원회 발족, '족보 기념관’ 건립 등 추진
전주이씨 장의공자손보, 1657년에 발간된 것으로 확인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7월 24일 14시21분

'한국 족보'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추진된다. 한국족보를 매개로 한 테마 기념관 건립도 추진된다. 한국족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위원회가 2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역사학계, 문화계, 34개 종중회 회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가졌다.

청송 심(沈)씨, 고령 신(申)씨, 파평 윤(尹)씨, 순흥 안(安)씨, 청주 한(韓)씨…. 전국에 흩어져 있던 1600년대 중반 이전의 고(古)족보 원본 20점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 전시돼 종중을 비롯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임진왜란 이전에 발행된 현존하는 옛 족보 9점 중 3점을 비롯, 1670년 이전에 발간된 옛 족보 원본 20여 점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공개 전시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족보로 알려진 서울대학교 소장의 ‘안동권씨세보’(1476년 발간) 3권3책은 영인본으로 만나볼 수 있다. ‘안동권씨세보’ 외에는 전부 원본 전시였다.

공개된 자료는 임진왜란 이전에 발행된 족보인 목판본 ‘청송심씨족보’(1545), 초고본 ‘영일정씨대종보’(1545년경), 목판본 ‘고령신씨족보’(1578)를 포함 20점이다. 지난해 그 존재가 확인된 ‘청송심씨족보’는 국내 둘째로 오래된 족보다. 임진왜란 이전의 현존 족보는 모두 9점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편광주이씨동성지보’는 한음 이덕형이 1613년 지은 서문을 본떠서 판각한 것이고, ‘파평윤씨성보’는 파평 윤씨 대종회에서도 존재를 몰랐던 미발견본이다. 현존 최고본(最古本)인 서울대 도서관 소장 ‘안동권씨세보’(1476)는 원본이 아닌 영인본을 공개했다. '전주이씨 장의공자손보(章懿公子孫譜)'는 1657년에 발간된 것으로 확인됐다.

추진위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옛 족보를 발굴, 소재 파악 및 체계적인 목록을 완성할 계획이다. 청송심씨 문중이 1545년 편찬한 을사 초간보 판목은 순천부에 보관해오다가, 1562년에 임술보를 발행하기 위해 전주부로 옮겨와 을사보 판목을 증보 수정, 발행한 목판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전주부에 보관중이던 을사보 증보 판목을 진원(현재의 장성군)으로 옮겨와 증보 및 수정, 삼간 무인보를 발행했다고 한다.

또 유네스코 등재 신청 목록 기준을 정하고, 고증 및 심의, 평가, 선정 작업을 한다. 이를 위해 등재 목록 선정을 위한 논거를 마련하고, 유네스코는 물론 세계에 알리기 위한 논리와 전략 도출을 위한 학술대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지방 및 해외 뿌리 바로 알기 캠페인, 지방 및 해외순회 전시회도 개최한다.

족보는 단순한 가계의 기록을 넘어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담고 있는 살아 있는 역사다. 이번 출범식이 학술적으로는 한국 족보의 역사적, 국제적 가치를 심도 있게 규명하고, 동시에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종중이나 한민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인류 모두의 자산이므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미래세대에 전수되어야 하고 또 모든 사람이 접근 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출범식이 한국 족보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족보의 보존과 활용의 기반을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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