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완판본 고장, '한지문화' 국가유산 도전

전북도, 유무형 유산 체계적인 조사 착수
등재시 전승 활성화와 관광자원화도 기대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7월 23일 17시50분

지난해 11월30일 우범기 전주시장과 남관우 시의장 등이 전주 흑석골 전주천년한지관에서 한지의 주원료인 닥나무를 찌고 껍질을 벗기는 닥무지 작업을 재현하고 있다.

/사진= 새전북신문 DB

완판본(完版本)의 고장, 전북이 ‘한지문화’ 국가유산 등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북자치도는 23일 이 같은 국가유산 등재를 뒷받침할 한지문화 유·무형 유산 조사용역을 발주했다.

용역은 사단법인 혜윰문화유산진흥원이 맡았고, 앞으로 6개월간 도내 일원 한지문화 유·무형 유산을 일제히 조사하게 된다.

도는 이를 토대로 국가유산청과 시·군 등 관계 기관들과 협의해 주요 유·무형 유산을 모아 국가유산 등재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등재에 성공한다면 전통 한지문화 전승은 물론 관광자원화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전북은 전주, 완주, 진안, 임실 등을 중심으로 전통 한지 제작은 물론 그 유통과 활용까지 활발히 전승돼온 고장으로 꼽혀왔다.

이 가운데 전주는 조선시대 한지를 이용한 목판 인쇄술과 한글 소설의 대중화를 이끌어온 출판도시이자 책의 도시, 즉 완판본의 고장으로 잘 알려졌다.

특히 전주시는 한 사회적기업과 손잡고 300년 전 목판에 잠들어 있던 완판본 글꼴을 ‘전주완판본체’란 이름으로 되살려 주목받기도 했다. 현재 전주완판본체는 각종 행정문서에 사용되고 한컴오피스 NEO 프로그램 기본서체로도 탑재됐다.

하지만 곳곳에 산재한 이 같은 한지문화를 아우를만한 체계적인 연구조사가 부족해 국가유산 등재가 어려운데다 그 활용 또한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않았다.

이정석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한지문화는 우리 민족의 문화적 정체성이자,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인류 공동의 유산”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전북 한지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후대에 안전하게 전승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한지와 관련된 전국 곳곳의 유·무형 유산을 하나로 모아 ‘한지문화’란 이름으로 유네스코에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신청해 주목받았다.

유네스코는 내년에 그 등재 여부를 가를 심사가 예정됐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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