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지역축제가 트로트 경연장같아서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3월 27일 16시30분

지역축제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축제도 트로트 가수 공연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나온 말이다. 도의회 박정규 의원은 지난 26일 전북도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서 “지역축제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지역 주민과 방문객의 관심이 싸늘해지고 있는 데다, 특히 마치 트로트 가수 공연장처럼 변질되고 있다”라며 “지역축제 본연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 지적이 아니라도 지역축제가 난립하는 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 지난 2022년 25개였던 도내 지역축제는 2024년 50개로 두 배나 늘었다.

이들 축제는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까지 예산을 쓴다. 돈을 들여서라도 축제를 열어 주민과 관광객을 모아 한바탕 흥겨운 잔치를 여는 건 나무랄 일이 아니다. 축제로 관광객을 끌어모아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

한데 도내 지역축제에서 수익을 올렸다거나 외래 관광객이 몰렸다는 소리는 가물에 콩 나듯 한다.

돈을 들여 지역 주민들에게 선심을 쓰는 행사에 그친 때문이다. 이색 콘텐츠나 아이디어가 없다 보니 외래 관광객이 올 리도 없다.

고육지책으로 마련한 게 요즘 유행하는 트로트 가수 섭외다. 박 의원 지적대로 이들 트로트 가수는 “10분 남짓한 공연을 위해 한 명당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출연료를 지급”하고 있다.

더구나 “방문객이라곤 공연 때 잠시 몰려왔다 떠나버리는 팬들이 많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이 때문에 지역축제의 중심이 돼야 할 지역 예술인들은 설 자리조차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 “지역축제를 구조조정하고 그 취지에 맞춰 지역 예술인들이 무대에 설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하는 이유다.

형식적인 축제 평가 대신 엄격한 평가시스템을 만들어 돈만 쓰는 지역축제를 걸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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