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기고]한국판 아이히만들과 윤석열 대통령측의 계몽운동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3월 27일 14시00분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이란 명칭이 나오면서, 나치독일의 유태인 학살범인 아이히만이 악마적 성격탓이 아닌 ‘사고력 결여’ 때문이라는 주장으로 많은 논쟁을 일어났었다. 이제는 웬만한 지식인이라면 아이히만이 관료주의적 사고로 ‘국가 권위에 대한 복종’에만 충실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도덕적 윤리적 판단을 하지 않은 ‘생각하지 않는 죄’로서 ‘악의 평범성’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의대생 증원은 시대적 필요성과 준비할 시간적 여유없이 벌인 파격적인 증원으로서 의료계와 의대생들과의 충돌이 발생하고, 학생들은 휴학으로 맞서고, 전공의들은 수련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또한 이번 의료대란(정부측 주장), 의료 농단(의협주장)에 대한 국정감사 결과, 복지부와 교육부가 주먹구구식 의대생증원이었다는 증거들이 속속들이 밝혀졌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대안도 없는 윤석열정부는 의대증원을 밀어붙이고, 급기야는 작년 12월에 계엄을 선포하며 종북반국가세력으로서 특정 직종중 유일하게 ‘전공의 처단’이란 매우 부적절한 포고령을 발표하여 이번 계엄이 ‘의대생증원 합리화 계엄’에 불과했음을 국민들에게 역설적으로 계몽한 셈이다.

윤대통령은 계엄령으로 인하여 국회에서 탄핵당하여 탄핵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탄핵재판 도중에 윤대통령의 변호인인 김계리 변호사의 ‘계몽됐다’라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윤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수 밖에 없었다는 국내의 많은 상황들을 모든 국민들이 알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사실 민주당의 29번의 탄핵과 민주당이 국민보다는 이재명 대표의 범법에 대한 구명운동만을 한 정황이 보이고, 여기에 더하여 선거관리위원회의 수많은 부정과 부조리가 봇물 터지듯 나왔으므로 ’계몽됐다‘라는 표현을 하였고, 그러므로 윤대통령의 탄핵은 각하되거나 기각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일면 일리가 있다.

그런데, 의대생 증원의 문제는 국정감사에서 윤석열정부에서 추진한 의대생증원이 민주적인 법적 절차적 위반과 비현실적인 증원 밀어붙이기로 일관되었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알려진 ‘계몽’된 것에 대해서는 윤석열정부는 사과하지 않고, 장. 차관들은 책임을 지지 않고, 틀린 것을 고쳐가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윤대통령과 해당 공직자들은 마땅이 탄핵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조용하게 입다물고 있는 것을 보면 국힘당과 민주당이 합작으로 터무니 없는 의대생증원을 묵시적 합의를 한 것이며, 동시에 이러한 정치적 묵계는 그동안 민주화운동이 이룩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훼손하고, 관료만능적 국가(새로운 형태의 귀족주의)로 변질시키고 국회가 삼권분립을 수호하지 못하는 무능한 국회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최근 윤대통령 탄핵이 기각이나 각하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다시 의대생 휴학과 복학문제가 사회적 이슈중 하나가 되었고, 정부와 대학이 휴학할 자유를 박탈(?)하는 군부독재보다 더한 반자유민주적 작태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교에서 총장들의 발언은 ‘정부의 권위에만 복종’함으로서 의대교육의 학습권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하고, 정상적인 의대생 학습권을 지키고 보호해주기 위한 정부의 책임을 지적하고 책망하기는커녕, 오히려 학생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을 보면서, 군사정부시절보다 더한 부역자들, 마치 아이히만 같이 ‘생각하지않는 자’와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성의 몰락(독일 대학의 정치사회사)’의 저자인 브로이엘은 독일 대학의 문제를 ‘교양은 있으나 국가의 정치적 문제에 관해서는 판단할 능력이 없는 전문가로서의 사고력 결여(전문가바보)’로 보았고, 이 사고력 결여에 의해 독일 대학 교수들이 ‘인식할 능력도, 저항할 도덕적인 힘’도 상실하여서 비스마르크의 국가 권력에 안주하여 빌헬름 2세에 동조하여 1차세계대전의 국민동원에 이념적 역할을 하고, 마침내 이것이 히틀러의 제3제국의 길을 열어주었다고 평가하였듯이, 현재 40개 의대의 총장들의 의대생 휴학 불허가 논란이 진정으로 대학과 학생들의 학문의 자유와 인간의 보편적 자유와 평등을 지키기 위한 지성적, 양심적인 판단이었는지는 지극히 회의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이 종북 반국가세력에 대한 국민 계몽이므로 탄핵 무효를 주장한다면,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계엄포고령이 윤정부의 의대생 증원이 관료만능주의적인 억지였다는 국민계몽이므로, 이 엉터리 의대증원을 주장한자들에 대한 정치적 책임과 사과, 그리고 의대생, 의료인들, 합리적인 전문가들과 합심하여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새롭게 설계하여야할 것이다.

이번 의대생들의 윤석열정부의 관료만능주의적 절차에 대한 비폭력 저항운동은 비록 지금은 많은 정신적,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지만, 후일 대한민국의 관료만능주의적 규제와 민주화를 넘어서는 자유화 세계화 운동의 새로운 시작점으로 평가될 것이다.

/자유주의 전북포럼 상임고문 심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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