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조류독감에 폭설과 한파까지…농가 망연자실

-도내 곳곳서 AI 확산, 폭설에 이어 입춘 한파도 예보
-농축산 피해 확대되면서 밥상물가 널뛰기 우려도 커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2월 02일 17시32분

김종훈 전북자치도 경제부지사 등이 지난달 31일 임실과 진안지역 폭설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전북자치도 제공

전북을 중심으로 조류독감과 폭설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역대급 입춘 한파까지 예고돼 농축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설 명절 연휴 끝자락인 지난 1일 부안군 계화면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발견된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축이 고병원성으로 최종 판정됐다.

전날(31일) 김제시 공덕면 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견된지 하루만이다. 이로써 올 겨울철 전국 AI 발생 농장은 모두 31곳으로 늘었고, 그중 9곳을 차지한 전북은 전국 최다 발생지로 떠올랐다.

축산당국은 두 농장 반경 10㎞에 각각 방역대를 설치한 채 모든 가금류에 대한 이동제한과 함께 정밀검사에 착수했다. 현재 부안쪽 방역대에는 30개 농장, 김제쪽은 36개 농장이 각각 200만 마리가 넘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사육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추가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차단방역에 비상을 걸었다. 설 연휴기간 민족 대이동이 펼쳐진 까닭이다.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조류 인플루엔자 전파 위험요인을 최대한 제거하려면 농장, 시설, 차량 등의 내외부를 꼼꼼히 세척하고 소독해야만 한다”며 농가들의 각별한 관심을 주문했다.

특히, “농가들은 사육중인 가금에서 졸음이나 녹색 설사 등 경미한 증상만 확인돼도 곧바로 방역당국에 신고해 줄 것”을 강조했다.

설 연휴기간 전북을 강타한 폭설 피해도 확산하고 있다.

전국 최대 피해지는 전북, 이중에서도 최고 40㎝ 이상 퍼부은 임실, 진안, 남원 등 동부권에 집중됐다. 임실지역 한 젓소농장과 완주 한 양돈농장은 사나흘간 쏟아진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축사지붕이 무너졌고, 진안과 장수에선 각각 블루베리와 시금치를 심은 시설하우스가 붕괴돼 큰 피해를 입었다.

전체적으론 현재 111개 동에 달하는 시설하우스와 축사 20개 동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면적은 축구장 약 9배에 달하는 6.3㏊ 정도로 추산됐다. 정확한 피해 실태는 오는 8일까지 진행될 정밀조사 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역대급 입춘(3일) 한파와 폭설 또한 예보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주기상지청은 3일 새벽 전북 동부권을 시작해 서해안과 남부 내륙에 5일까지 사흘간 최대 15㎝ 이상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또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14도까지 뚝 떨어지면서 한파 특보가 발효될 가능성도 점쳐졌다.

덩달아 추가적인 농가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재해대책 상황실을 유지한 채 입춘 한파에 대비하고 있다.

김종훈 도 경제부지사는 지난달 31일 임실과 진안지역 폭설피해 현장을 찾아 “추가적인 피해 또한 방지할 수 있도록 시설 보강과 대비책을 철저히 마련해줄 것”을 관계 당국에 주문했다.

아울러 “이미 피해를 입은 농가들은 빠른 회복을 위해 전북자치도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또한 잇단 악재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AI가 강타한 전북은 국내 가금류 도축물량 약 40%를 처리하는 국내 최대 가금육 생산지인데다, 농축산시설 폭설 피해마저 전북에 집중되면서 자칫 그 수급 불안에 따른 밥상물가 널뛰기로 확산할지 모른다는 경계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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