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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교수의 전북문화재이야기]익산 숭림사의 문화재들

함라산 숭림사는 보물과 많은 문화재를 품고, 사계절의 아름다움 선사하는 사찰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3년 10월 10일 14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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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전북문화재 전문위원,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초빙교수)



익산 함라산 자락에 위치한 숭림사는 중국 선종의 시조인 달마가 허난성 숭산(嵩山) 소림사(少林寺)에서 9년 동안 면벽수행하였다는 고사에서 ‘숭산’의 ‘숭’ 자와 ‘소림’의 ‘림’ 자를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창건에 관하여서는 신라 제35대 왕인 경덕왕(?~765)때 승려 진표(眞表)가 금산사와 함께 창건하였다는 설과 1345년(고려 충목왕 1)에 선종 사찰로 창건하였다는 설이 전할 뿐 정확한 창건 연대를 알 수 있는 사료는 전하지 않는다. 1932년 소기영이 편찬한 『익산군지』에 “숭림암은 함열면 북쪽 7리 함라산 아래에 있으며 보광전은 고려 충목왕 원년인 을유년(1345)에 건축되었다.”라고 기록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 전기에도 존재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임진왜란이 일어나던 해인 1592년(선조 25)에 보광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물이 불에 탔다고 한다. 이후 광해군 때인 1613년부터 1614년까지 2년에 걸쳐 한 차례 중수하였고, 1682년(숙종 8)에 다시 한 차례 중수하였다. 1697년(숙종 23)에는 영원전을 건립하였고, 1819년(순조 19)과 1882년(고종 19)에 숭림사 보광전과 주변 건물을 중수하였다. 1885년(고종 22)에는 우화루를 중건하였고, 1912년에 법당 중수, 1923년에 주지 황성렬이 나한전과 영원전을 새로 지어 지금의 도량이 갖춰지게 되었다.

숭림사가 품고 있는 문화재로는 ‘보광전(보물)’‘보광전목조석가여래좌상(전북유형문화재)’‘청동은입인동문향로(전북유형문화재)’‘나한전 소조 16나한 및 권속일괄(전라북도 유형문화재)’‘영원전 지장보살좌상 및 권속(전북유형문화재)’‘정혜원(익산시 향토유적)’‘영원전(익산시 향토유적)’ 등이 있다.

보물로 지정된 보광전의 규모는 앞면 3칸·옆면 3칸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이다. 건물 안쪽은 보 끝에 용머리를 조각해 놓았고, 기둥 윗부분에 설치된 건축 부재들은 각각 연꽃, 용의 몸, 용 앞발이 여의주를 쥐고 있는 모양으로 장식하고 있다. 법식과 기법이 특징인 조선 후기 건축물로 건축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로 주목받는 문화재이다.

보광전목조석가여래좌상은 1613년(광해군 5) 불상을 만들기 시작하여 다음 해에 완성하였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1614년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청동은입인동문향로은 조선 전기의 향로로, 청동 재질의 3개 다리와 둥근 몸통에 모란과 인동문이 은으로 입사(入絲)되어 있고 몸통의 좌우대칭으로 사자머리 장식이 달려 있다.

나한전 소조16나한과 권속은 1923년 옥구 보천사가 폐사됨에 따라 1925년 숭림사로 이안되어 봉안되어 있다. 모두 나무로 기본적인 골격을 잡고 골격 위에 흙으로 형상을 빚어 만든 소조상이다. 석가모니상과 가섭존자상, 아난존자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16나한상, 범천상, 제석천상, 동자상, 인왕상 등 총 29구의 불상이 봉안되어 있어 있는데 이 가운데 중앙의 본존인 석가모니상은 근래에 조상된 것이며, 나머지 상은 모두 17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원전 지장보살좌상 및 권속은 지장보살좌상과 주변에 자리한 도명존자, 무독귀왕, 시왕상 지자, 동자상, 금강역사 등 25구의 권속을 이른다. 지장보살은 목조의 결가부좌를 한 좌상이며, 권속은 나무 뼈대 위에 흙은 붙여 만든 소조상으로 좌상과 입상이 있다. 이는 1634년 수조각승 수연(守衍)과 쌍휘(雙輝), 영철(靈哲), 성림(性林), 대웅(大雄), 의철(儀哲), 성민(省敏) 등이 함께 조성하였는데 당대 최고의 수조각승이였던 수연은 1615년부터 1639년까지 서해안과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여 현재에도 남아 있는 작품이 8건, 50여 점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많은 전각에 걸린 현판들 또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데 숭림사 입구의 ‘咸羅山崇林寺’(여산 권갑석, 행서)‘, 崇林寺’(하당 이집천, 해서), ‘定慧院’(성당 김돈희, 해서), ‘雨花樓’(윤선택, 해서), ‘梵鍾閣’(가천 심동식, 행서), ‘普光殿’(서광태, 해서), ‘靈源殿’(우운 서정민, 해서), ‘山神閣’(함라산인 안지광, 행서),‘香積堂’(청산 지광, 예서), ‘羅漢殿’(추당 박호병, 행서) 등이 있어서 근,현대 명필가들의 필적을 감상할 수 있다.

숭림사는 금강하류 곰개나루로 가는 길목에서 함라산 북동쪽 자락에 있는데, 봄이면 사찰입구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벚꽃터널과 사찰을 돌아 둘레길로 올라가는 길목의 소나무숲 등 사계절의 멋진 풍광은 익산시민들 뿐만아니라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오랜세월 이곳을 지키며, 건축물과 불상, 불화, 석탑 등의 문화재를 잘 보존하고 있는 숭림사에서 부처님의 가피와 더불어 우리 문화재의 품격을 느껴보며, 더불어 자연 풍광에서 얻어지는 힐링 또한 덤으로 가져가시기를 권유드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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