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주택담보대출 3%대로… 대출자 `숨통'

기준 대출자-고정금리 대출자는 `그림의 떡', 이자 부담 계속
변동금리로 갈아타려 해도… 중도상환수수료 만만치 않아

기사 작성: 김종일 - 2023년 02월 13일 16시26분

전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씨(38)는 작년 초 태어난 아이를 위해 이사를 결정, 은행에서 2억원을 빌렸다.

당시 태어난 아이와 연소득 등을 고려해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6%대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3% 후반 또는 4% 초반까지 하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연일 짜증나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씨는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정부 또는 언론의 말을 듣고 금리 변동이 없는 고정금리 대출을 받았는데 손해가 크다”면서 “변동금리로 갈아타고 싶어도 갚자기 큰 목돈을 만들기도 어려운데다 아깝기도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을 비롯해 인터넷뱅킹 등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4%대로 떨어지면서 차주들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와 은행들의 수익구조를 손보면서 연 8~9%에 달했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추가 금리 인하도 고려하고 있어서다.

이같은 금리는 신규 대출 차주에 한정돼 있어 기존 차주와 특히 고정금리 대출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당분간 대출 금리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고정금리 차주들에게는 이자 절감의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13일 도내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하단 4.28%~상단 6.40%로 집계됐다.

지난달 5일 기준 하단 5.15%~상단 8.1%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단은 1.71%포인트, 하단은 0.87%포인트 떨어졌다.

한 달 사이 무려 1%포인트 안팎으로 낮추진 것이다.

주담대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한데는 은행 대출 금리와 연계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크게 떨어진데다 공적 의무를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 스스로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는 물론 예금금리 역시 기준금리는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차주들은 금리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 등이 쏟아지면서 주담대 차주들이 고정금리로 갈아탄데다 신규 대출자에게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일부 차주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금리가 더 올랐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고정금리 차주들도 변동금리로 갈아탈 수는 있지만 중도상환수수료가 만만치 않다는 게 차주들의 설명이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금의 1%대 수준으로 만약 2억원을 빌렸다면 200만원이 넘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도내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들에게 중도상환수수료 금액을 묻는 전화를 많이 받고 있으며 대부분이 수백만원이 넘는 수수료에 부담을 느껴 전화를 끊곤 한다”면서 “최근 정부가 내놓은 특례보금자리론 상품을 잘 이용하면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이 있다해도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으니 금리 변동 시점을 잘 따져보고 결정하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김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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