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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김만배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1년 10월 17일 13시49분

김만배(56) 씨는 내가 직접 알던 사람 중 가장 돈을 많이 번 이다.

요즘 연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화천대유’ 대주주로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지난 6년간 무려 4천억 원을 챙겼다고 한다.

김만배 씨를 처음 본 건 1992년 초 일간스포츠 편집국에서였다. 당시 나는 체육부 취재기자였고 김 씨는 갓 입사한 편집 전문기자였다. 난 30대 후반, 그는 20대 후반이였다. 나이 차나 회사 경력 차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그에게 반말을 했다. “만배야. 넌 이름이 그게 뭐냐? 차라리 억배가 낫다야!” 입사 초부터 그의 이름이 농담거리였다.

그는 편집국 기자 약 100명 중 가장 막내였지만 또한 가장 활기찬 사람이었다. 키는 167㎝ 정도로 작은 편이었지만 자세가 반듯했고 가슴과 어깨는 언제나 펴고 다녔다. 요즘 TV뉴스에 나오는 금테 안경과 달리 당시엔 검은색 굵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걸음이 빨랐고 태도는 분명했다. 대화시 상대를 똑바로 쳐다보고 입을 확실하게 벌려 비교적 높은 톤으로 또렷이 발음했다. 시선이 반듯하고 치열은 가지런했다.

이렇게 남의 외모를 자세히 쓰는 건 혹시라도 백만장자의 상이 여기 관련 있을까 해서지만 난 관상학에 문외라 잘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건 그의 태도다. 김만배 씨는 초년병 시절부터 주눅 드는 법이 없었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업무적 충돌이 벌어지는 편집국 안에서 그는 ‘막내’임에도 거의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켰다. 다만 그는 ‘하늘 같은’ 선배들을 결코 화나게 하진 않았다. 위태로운 순간에도 임기응변과 유머 등을 활용해 상대를 무마시키곤 했다. 이같은 친화력으로 법조계·정계에 광범위한 인맥을 구축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형 사고로 결국 끝이 좋을 것 같진 않다.

김만배 씨는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84학번) 출신답게 그가 설립한 개발회사 이름을 ‘화천대유’(火天大有)라 지었다. ≪주역≫에서 나온 말로 ‘화천’은 하늘(=天)의 불(=火), 즉 ‘태양’을 의미하고 ‘대유’는 크게(=大) 이룬다, 또는 얻는다(=有)는 뜻이란다. 김만배 씨 바램대로 그는 불처럼 일어나 벼락부자가 됐다. 그러나 그가 잊은 게 있다. 바로 ≪주역≫의 ‘겸’(謙)이다. 겸은 겸손이니 “그 이웃과 함께 하는 것”이다. ≪주역≫에서도 ‘대유’괘 바로 뒤에 ‘겸’괘를 둠으로써 지나친 부욕(富慾)을 경계했다. 매사 과유불급이다. / 임용진(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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