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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용서와 깨달음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12월 02일 13시28분
/박정혜(심상 시치료 센터장·전주대 겸임교수)







당나라의 한 사신이 말 두 마리를 끌고 고구려를 찾아와서 문제를 냈다. 말의 크기와 생김새가 같은데 어미와 새끼를 가려내보라는 것이었다. 박정승이 고민하며 해답의 갈피를 잡지 못하자 연로한 모친이 무슨 이유인지 물었다. 아들이 사실대로 말하자 노모는 간단한 문제라며 말했다. “나처럼 나이 먹은 부모면 답을 다 안다. 말을 하루 굶긴 후에 여물을 갖다 주거라. 먼저 먹는 놈이 새끼다. 어미는 나중에 먹을 것이다.” 말대로 하자 당나라 사신은 뛰어난 지혜에 감탄하며 돌아갔다고 한다.



동물보다 못한 사람이 한둘이 아닌 이상한 사회가 되었다. 아동학대의 거의 80%가 부모다. 최근 5년간 아동학대 사건은 145% 증가하였다. 30일, 여수의 한 아파트 냉장고에서 태어난 지 2개월 된 아이가 발견되었다. 사십 대 초반의 친모는 미혼으로 아이 셋을 낳았다. 아이들을 방임한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조사를 나섰고, 수차례 현장 조사를 한 끝에 발견한 것이다. 냉장고에 죽은 아이를 넣어놓고 살아왔던 친모의 마음이 어떤지 상상하기 힘들다. 내막을 잘 알지 못하지만 짐작할 수 있다. 그녀는 오래된 트라우마를 안고 있었을 것이다. 그 부정성으로 끊임없이 세상을 비관하고 조소했을 것이다. 스스로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고 여겼을 것이다. 자신이 낳은 아이들마저 예외가 아니었다. 정신의학자 데이비드 레이먼 호킨스의 의식 수준 정도를 놓고 보자면 그녀는 무감정에 휩싸여 있었을 것이다. 무감정은 슬픔이나 두려움, 욕망이나 분노보다 훨씬 아래에 있다. 살아서 느끼기를 포기하는 단계이다. 나무나 돌처럼 굳어지고 차갑기 그지없는 상태다.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아마도 숱한 ‘버림받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녀가 받은 것처럼 가장 가까운 자식들한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재현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끈질긴 부정성의 고리는 도대체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긍정적 에너지 상태로 선순환할 수 있을까?



아동 쉼터에 있을 일곱 살 큰아들과 두 살 딸을 떠올려 본다. 아이들은 방치되었던 끔찍한 사건을 떠올릴 것이다. 의식이 아니더라도 잠재된 기억에 두고 자신을 괴롭힐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받지 못한 존재라는 것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사실이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역경의 극복이다. 그것만이 엄마처럼 살지 않는 절호의 수단이다. 그 극복은 ‘용서와 깨달음’에서 나온다. 원망하고 저주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을 통해 어떤 깨달음이 다가왔는지를 끊임없이 반문해보는 것이다. 또한, 기대에 저버리는 모든 상황이나 존재에 대해 용서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의식 수준을 긍정으로 올리게 할 것이다. 우리의 삶은 늘 반전이 가능하다. 부디, 아이들이 환하고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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