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무단횡단, 작은 편의가 부르는 큰 위험

기사 작성: 박기수 - 2025년 05월 01일 11시24분

최근 들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주민들의 이동도 많아지고 있다.

봄철 즐거운 일만 가득하면 좋겠지만 길을 걷다 보면 보행자가 도로를 건너기 위해 신호등을 무시하고 차량 사이를 빠져나가거나,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급하게 도로를 건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무단횡단은 “조금만 빨리 가려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 순간의 선택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를 우리는 너무나 자주 마주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의 약 40% 이상이 무단횡단 중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인 보행자 사망 사고의 주요 원인 또한 무단횡단이며,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에 더 빈번히 발생합니다. 일부 시민은 “차가 안오니까 괜찮다”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차량은 시속 수십 킬로로 달리고 있다. 특히, 어두운 시간이나 기상 악화 시에는 보행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전한 보행 환경 조성, 교통안전 캠페인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 개개인의 의식 변화입니다. 법이 지키라고 있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 법이 생명을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라는 점을 우리는 다시금 상기해야 합니다.

특히, 청소년과 어르신, 그리고 바쁜 직장인들이 무단횡단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청소년들은 호기심과 충동적인 행동으로, 어르신들은 보행 속도가 느려 신호를 기다리기 어려워서,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에 지각을 우려해 법을 어깁니다. 그러나 모두가 공감하듯 ‘시간을 아끼기 위해 생명을 거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판단이 아닙니다.

우리는 ‘생명을 지키는 약속’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신호를 지켜야 합니다. 보행자가 먼저 배려 받아야 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먼저 보행자 스스로가 법을 지키는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경찰 또한 지속적인 계도와 단속을 통해 무단횡단을 줄이고, 보행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정책을 이어가겠습니다.

신호등은 단순한 기계가 아닙니다. 그것은 서로가 지켜야 할 질서이며, 안전에 대한 믿음이고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의 표지입니다. 무단횡단 금지, 이것은 단지 법의 요구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지키는 약속입니다. 오늘도 ‘잠깐의 기다림’이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킬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김지혜 (정읍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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