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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재발견]우원식 국회의장의 개헌 제안, 현실과 이상 사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는 개헌 추진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4월 08일 15시10분

우원식 국회의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시행하자는 제안을 내놓으며, 대한민국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정치구조를 극복하고,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저출생·고령화 등 변화된 사회상을 담아낼 새로운 헌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선과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개헌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국민적 요구에 응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의장은 특히 권력구조 개편을 강조하며 삼권분립 강화와 협치·협력의 실효적 제도화를 통해 국민주권과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합의 가능한 최소 개헌안을 처리하고, 부족한 내용은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추가로 추진하는 단계적 접근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 개정과 국회 내 헌법개정특위 구성 등 법적·절차적 준비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제안은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서 여러 문제점과 반발에 직면해 있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시기적 문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재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이 우선이며, 개헌 논의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주의 파괴를 막는 것이 지금 더 긴급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개헌 논의가 정치적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국민투표법 개정과 개헌특위 구성 등 필요한 절차를 완료하기에는 60일이라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현실적 문제도 지적되었다. 특히, 이번 주 안에 국민투표법이 처리되지 않으면 대선과 개헌 동시 투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절차적 문제도 주요 반박 내용 중 하나다. 현행 국민투표법은 사전투표를 허용하지 않아 본 투표일에만 개헌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과반수 득표가 어려울 가능성을 높이며, 국민투표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또한 충분한 논의 없이 급하게 추진되는 개헌은 정치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국회 헌법개정특위를 통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며, 국회의장이 만든 안을 단순히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적 반발도 거세다. 민주당 내 친명계 의원들은 우 의장의 제안이 시기와 상황에 맞지 않으며 충분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를 "국회의장 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권력구조 개편 논의가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민감한 사안이 대선과 맞물릴 경우 선거와 개헌 모두 혼란스러워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효성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권력 분산과 협치·협력 제도화를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 우 의장은 방향성을 제시했지만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과거 사례에서 보듯 권력구조 개편은 항상 정치권 내 합의 부족으로 무산된 바 있어 이번에도 추진 동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국민적 공감대 부족이 문제로 지적된다. 일부 언론은 그의 제안이 갑작스럽고 충분한 준비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하며, 국민들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대선이라는 중대한 정치 이벤트와 동시에 개헌 투표를 진행하면 유권자들이 혼란스러워하거나 선거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개헌 제안은 정치적 갈등 해소와 민주주의 강화라는 긍정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시기와 절차, 실효성,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 부족 등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와 명확한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정치권 내 합의를 이끌어내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성공적인 개헌 추진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김상근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공공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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