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무너진 성공신화...후불제 여행사 대표, 징역 8년 구형

“회원 모집으로 적자 메꿔”...검찰 '사기 구조' 주장
여행으로 배상하겠다...‘현실 인식 부족’ 변호인도 태도 꼬집어

기사 작성: 김상훈 - 2025년 03월 10일 15시16분

국내 최초로 ‘후불제 여행’ 개념을 도입해 주목받았던 여행사 대표가 중형을 구형받았다.

10일 전주지법 형사4단독 심리로 열린 A(57)씨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신규회원 납입금을 기존 회원들의 환불과 선수당 지급에 사용하는 방식이 사실상 사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매달 금액을 입금받아 원하는 시기 여행을 보내주는 후불제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고객들에게 여행을 보내주지 않거나 환불을 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이 같은 범행은 피해자들이 지난해 고발장을 제출하며 드러났다.

이날 재판에서 A씨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이 악화하며 약속한 여행을 제공하지 못했고 환불까지 어려워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사업 구조 자체가 처음부터 지속될 수 없는 방식이었으며, 결국 회원들의 납입금으로 기존 회원의 환불을 충당하는 구조였다”고 반박했다. 또한 “지속 불가능한 구조임을 알면서도 개선하지 않고 운영을 강행했다”며 “피해자가 다수 발생했고 피해 규모는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피해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는 양상이다. 피해자 커뮤니티 가입자는 3,000여 명에 달하며, 최근까지도 ‘뒤늦게 사실을 알았다’, ‘환불을 받고 싶다’는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 여행사에서는 지난달까지 CMS(자동이체) 납부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돼 피해 확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은 실제 피해 규모가 현재 확인된 것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며 A씨에게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법적 대응을 하지 못했거나 스스로 돈을 포기한 피해자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욱 클 것”이라며 “법정에서의 발언을 종합하면 피해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투자금을 유치해 피해를 회복할 계획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단 한 건의 투자금 유치도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그는 피해자들에게 “현금 환불은 어렵지만 여행으로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검찰은 “이미 납입금을 모두 지불한 피해자들조차 여행을 가지 못한 상황에서 현실성 없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례적으로 변호인조차 피고인 태도를 문제 삼았다.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이 사태를 지나치게 안일하게 보고 있다”며 “합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사 사건과 비교했을 때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며 양형에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중대성과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다음 달 30일 오후 2시에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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