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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브레이크 미학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3월 06일 15시40분

고성능 차량이 등장하는 첨단 주행의 시대가 도래한지도 오래 되었다. 수퍼카, 전기차의 고출력화, 공기역학적 기능 설계 등을 통해 시속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차량 등은 꾸준히 양산되고 있다. 다만 속도감 있는 자동차가 발전할수록 사고 위험 증가와 직결되기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첨단 안전 기술 및 법적 제한이 함께 발전해야만 하는 과제를 얻게 되기도 한다. 자율주행 기술과 인공지능(AI) 도입이 현실화 되는 시점에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합당한 법안 또한 기술에 발맞춰서 진화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우 현재 고속도로 제한속도가 100~120km/h이며 일부 구간에서 시범적으로 140km/h까지 허용하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제한속도 140km/h는 도로의 설계, 차량 기술, 운전자의 숙련도, 안전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도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이동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을 균형 있게 맞추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독일 아우토반의 경우 속도 무제한을 표방하지만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제한속도를 120~130km/h로 설정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주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00~130km/h 수준을 유지한다. 몽골은 교외 지역의 도로는 사실상 제한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하여 속도 단속이 극단적으로 강력한 속도 제한과 단속이 병행되는 국가로 스위스의 경우 초과 속도에 대한 벌금이 소득 기반으로 부과된다. 한 부유층 운전자는 시속 30km 초과로 약 10억 원(100만 달러) 이상 벌금을 부과받은 사례가 있다. 핀란드 또한 소득에 따라 벌금을 부과한 사례가 있는데 한 기업가는 시속 25km 초과로 약 1억 원(10만 유로)의 벌금을 낸 바도 있다. 국토의 지형에 따른 험난함의 정도와 도로의 안전을 고려하여 사전에 대비하고자 마련한 제도인 것이다.

이에 따른 자동차의 속도 뿐만 아니라 그 어느 곳에서라도 성능이 우수한 브레이크의 중요성이 부각이 되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도심에서는 급가속이 보행자 사고 및 신호 위반 가능성을 높이며 고속도로에서는 급가속이 차량 간 속도 차이를 증가시켜 차량 간 충돌 위험이 커진다. 인간공학적 관점에서 보면 운전자 반응 시간과 운전자의 인지 및 반응 시간이 차량의 가속도와 맞물려 사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평균적인 운전자의 반응 시간은 0.75~1.5초이다. 높은 가속도로 인해 앞차와의 간격이 빠르게 줄어들면 충돌 회피 시간이 급격히 감소하여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급가속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놀라 핸들을 급격히 조작하거나 브레이크를 과하게 밟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특히 고령 운전자나 초보 운전자는 급가속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급가속과 사고율에 대한 연구에서 미국 NHTSA(국립고속도로교통안전국)가 급가속 및 급감속이 발생한 차량이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사고율이 2~5배 증가한다는 보고서를 채택한 바 있다. 블랙박스 데이터 분석이라는 관점에서 국내 교통안전공단(TS)의 연구에서도 사고 발생 직전 평균적으로 가속도 변화(급가속 또는 급감속)가 급격히 증가하는 패턴을 사사한 적이 있다. 최고 성능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살펴보면 브렘보(Brembo)가 있을텐데, 고성능 스포츠카와 수퍼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 적용이 가능하며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에 OEM 공급되고 있다. 물론 각 종 레이스 환경과 차체의 무게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브레이크는 기계적 시스템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도 필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신경과학, 심리학, 생리학,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이 ‘정서적 브레이크’ 와 ‘사회적 브레이크’ 등이 없다면 공공질서 유지는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 그 과부하 또한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가 매우 절실한 까닭이다. 어떤 상황이라 할지라도 양보와 배려의 미덕도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덕목인 것을 잊지말자.

/배문철(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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