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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척문리산성 발굴조사서 백제시대 집수시설 발견

백제 사비기 행정구역·관등명 처음 확인, 역사적 의미 커

기사 작성: 박영규 - 2025년 03월 05일 17시06분

국가유산청 허가로 추진된 남원 척문리산성(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 발굴조사에서 백제시대 집수시설(集水施設)과 북문지(北門址)가 새롭게 발견돼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남원시는 (재)전주문화유산연구원과 함께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발굴조사를 통해 성벽, 문지, 집수시설, 도수시설, 건물지 등을 조사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1호 집수시설에서 시설의 평면형태가 말각장방형이며 벽석과 바닥면이 대형 결합목제로 밝혀져 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이 집수시설 내부에서 출토된 6점의 목간(木簡)에서 묵서로 쓴 ‘상항(上巷)’,‘중항(中巷)’,‘장덕(將德)’ 등의 글자가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그 중에 ‘상항’과 ‘중항’은 백제 사비기 행정구역인 5부(部) 5항(巷) 중 하나로 알려져 있어, 이번 남원 척문리산성 집수시설에서 이를 재확인 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이 의의가 크다.

게다가 백제 중방성으로 알려진 고사부리성[사적] 상부상항(上部上巷)명 문자기와, 상부상항이 음각으로 새겨진 목제품 등까지 출토돼 백제에서 실제로 항제(巷制)가 실시되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백제의 16관등 중 제7품 관등 명칭에 해당하는 장덕 글자의 경우는 백제의 관등이 백제 목간에서 묵서로 기록된 것이 처음 확인된 사례여서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병오(丙午, 516년 또는 576년)와 병신(丙申, 526년 또는 586년)명의 인장와와 기와가 다량 출토돼 척문리산성이 백제 사비기 성왕~위덕왕 때에 해당하는 시기에 산성이 운영되었음을 밝혀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집수시설 및 사비기 행정구역과 관등명 등을 통해 백제 행정구역과 관등체계를 실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조사결과를 토대로 척문리산성의 역사성과 가치성을 밝히는 등 체계적인 보존관리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원=박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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