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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미래]인공지능 독립 국가로 가는 의지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3월 03일 14시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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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처리장치(GPU)”를 확보하기 어려워 관련 기업들이 분주하다. 미국의 엔비디어사가 만드는 이 제품은 인공지능, 게임, 가상현실 등에 있어서 필수적인 장치다. 최근 중국의 량원평이 80억원의 적은 돈으로 개발한 ‘딥시크(深度求索, 심도구색)’가 전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이제 “그래픽 처리장치”를 가지고도 미국과 중국의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는 가운데 국가인공지능위원회가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통한 국가 인공지능 역량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혼란한 정치상황 속에서도 이런 방안을 발표하는 것은 우선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 크게 부족한 점이 있다. 그 방안 가운데 하나는 내년 상반기 까지 첨단 그래픽 처리 장치 1만 8천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한마디로 사온다는 말이다. 급한 대로 사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는 독자적인 그래픽 처리장치를 만드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쉽게 예를 들어 보자. 식량이 모자라서 급한 대로 쌀을 수입할 형편이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농경지를 만들어 종자를 개발하여 쌀농사를 직접 짓는 정책을 추진하라는 것이다. 중국산 그래픽처리장치를 차단하고 미국산을 사겠다고 한다. 중국산을 사면 모든 정보가 중국으로 흘러 들어간다고 경고한다. 그렇다고 미국산은 다른가? 인공지능은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기술이다. 역시 모든 정보는 미국으로 흘러 들어 가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산은 위험하고, 미국산은 안전하다는 말은 틀린 것이다. 미국산은 국내 정보보호에 안전하다고 하는 것도 확신할 수 없다. 예컨대 미국으로 정보가 흘러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문제 되지 않는다는 발상을 한다면, 그 자체가 식민지적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대로 가면 영원한 인공지능 식민지로 떨어질 것은 뻔한 일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독립국가로 가야하는 것이 절실한 과제라는 것을 말씀드린다. 우리가 기술독립을 해낸 사례가 있다.

온 국민이 잘 알고 있는 제철산업의 역사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철강을 수입에 의존한다면 주체적인 경제발전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것을 직접 만들기 위해 포항제철, 광양제철을 건설하지 않았는가? 지금 이 시대에 산업의 쌀은 ‘그래픽 처리장치’다. 그것을 직접 만들어 내는 기술 독립국이 되기 위해 기관이나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픽 처리 장치를 많이 사오겠다는 수준의 대책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픽 처리장치’를 우리가 설계하여 만들어내는 독립을 해야 한다. ‘그래픽 처리장치’는 지금까지의 반도체 기술보다 새로운 것이다. ‘가속컴퓨터’다. 엔비디아가 스스로 그렇게 부르고 있다. 반도체가 좋은 자동차라면 그래픽 처리장치는 자율주행차다. 반도체 선진국이라고 안주하면 안되는 이유다.

지식과 기술의 식민지 상태로는 세계 1등하려는 독립국가, 주권 국가로서의 줏대를 세우지 못한다는 것을 우선 자각해야 한다. 여기서 국민의 인식은 중요하다. 누구보다도 나라살림을 위탁받은 정치인과 공무원이 제대로 된 나라살림을 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지식과 기술의 독립을 추진해야한다. 지금처럼 정치가들이 권력투쟁하는 사이에 미국과 중국은 추격 불가능할 만큼 앞서갈 수 있다. 국민의 의식과 의지가 중요하다는 나의 경험을 말한다.

나는 대학경영의 책임을 맡고 있을 때 우리 대학원에 ‘양자컴퓨터 학과’를 설치했다. 2018년의 일이다. 미래 산업의 선도를 맡으려고 한 것이다. 학생과 교수들의 인식도 부족한 상태지만 모험적으로 추진하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했다. 그러나 내가 퇴임한 뒤 그 학과는 폐지되었다. 일등 국가에 대한 열망,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었다. 과학기술의 독립에 대하여 같은 이유로 머뭇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과 중국에 끼인 나라로 스스로 주저앉는 것이다. 다급한 대로 정부에게 한마디 권고한다. 일년 짜리 연구과제만 발주하지 말고, 과학기술 독립을 위해 ‘과제로 발주’하라. 독립국가로 가는 방법의 하나다.

/김도종 • (사)한국 소프트웨어 기술인협회 이사장. (전) 원광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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