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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멈춰요!” 하는 외침이, 사람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2월 20일 15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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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그림책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글/그림 여균동, 펴낸 곳 책마을해리)'은 모든 것들의 멈춤, 우리 행성지구를 갉아대던 그 모든 ‘행위’를 일년 하루라도 ‘그대로 멈춰 보자’는 상상력에서 시작된 그림책이다.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왁자지껄하다가 아무 소리 없다가 다시 까르르 웃음소리로 번지는 풍경이 눈에 선하다. 귀에 입에 눈에 익숙한 이 노래와 가사, 풍경을 가만 바라보니, 아하, 좀 낯선 대목을 마주친다. 그대로 멈춘다니. 우리가 멈춰본 적이 있던가? 수천수만 년 가쁘게 달려오기만 했던 이 문명의 속도를 낮추고 낮추고 더 낮춰, 아예 ‘속도 없음’ 멈춘다, 생각해본다. 아무래도 ‘엄청 낯섦’이다. 우리 인류는 물론이고 우리를 둘러싼(혹은 우리가 둘러싸고 있는) 작은 아이의 외침, “잠깐 멈춰요!” 하는 외침이, 지구 위 속도에 익숙해진 사람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그 좌충우돌에 함께하자. 올해부터는 11월 1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을 모두가 기억하고 잠깐 몸을, 마음을, 생각까지를 멈춤모드로.

지은이는 '“내가 보이면, 울어라.” 엘베강 깊이 돌에 새겨진 글입니다. 영원히 보이면 안 되는, 가뭄과 기근과 재앙을 예고하는 무서운 글이다. 또한, 희망의 글이기도 하다. 누가 지옥문 앞에서 이렇게 멋진 글을 남긴단 말인가? 인간이니까 가능하다. 어떤 시보다 매력적인 시이다. 반대로 인간이니까 불가능하다는 절망이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지구 온난화라는 다소 미적지끈한 말로 절망적인 파국을 애써 외면한다. 지금 이 상태로 계속 진행되면 지구야 몸살감기 정도로 기침 한두 번 하고, 수억 년을 지나갈 사소한 일일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 지구에 인간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인간은 이미 문제점을 알고 있고 해결 방법도 알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차일피일 미룬다.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하죠. 하지만 이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아무것도 하지 말자’가 이 책의 내용이다. 지구를 열받게 만드는 모든 인간의 행위를 멈추자는 것이다. 진짜 그런 날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눈물이 흐르기 전에 말이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 우리 모두 같이 만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지은이는 가끔은 영화감독. 조그만 시골 도시에서 어린이 청소년들과 영화 만드는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요즘은 그림책 그리기에 빠져 있다. 1994년 영화 '세상 밖으로' 감독으로 데뷔했다. 제33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감독 영화로는 '저승보다 낯선'(2021), '좋은 친구들'(2021), '예수보다 낯선'(2019), '수꼴 경계 캠페인'(2011), '1724 기방난동사건'(2008), '비단구두'(2006), '여섯 개의 시선'(2003), '미인' (2000) 등이 있다. 시나리오 그림책 '초록눈 호랑이', '비밀의 정원' 을 쓰고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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