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달그락달그락] 우리 농산물을 지킨다는 것, 국민을 지키는 것

전국농민총연맹 전북도연맹 정충식 사무처장과의 인터뷰

기사 작성: 청소년 기자단 - 2025년 02월 19일 14시46분

지난 2월 8일, ASPECT 청소년 기자단 워크숍의 일환으로 전국농민총연맹 전북도연맹(이하 ‘전농’) 정충식 사무처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국농민총연맹은 식량 자급과 환경 보전을 중심으로 농민 권익 보호 및 양곡관리법 같은 농업 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단체이다. 전국에 9개 도 연맹, 100개의 시군지역 농민회를 두고 있다.

정충식 사무처장은 전국농민총연맹 전북도연맹 사무처장으로, 최근 이슈가 된 12.21 남태령 트랙터시위 현장에 전봉준투쟁단 트랙터를 직접 운전하여 시위에 앞장서는 등 농민의 권익보호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인물이다.

정충식 사무처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우리 농산물을 지키는 것은 결국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전농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 저희는 우리나라 국민의 식량과 결부된 사회문제, 지자체가 나아가야할 또는 유지해야할 공공성에 대해 고민하고 정책적 대안을 내놓고, 조율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농업환경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조직이라고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 전농이 농민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나요?

- 농산물을 생산해서 팔아야 돈을 버는데, 최저임금이 있듯이 전농이 농민들의 최저 가정 생활비 정도는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 기본적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먹고 살 수 있는 액수를 받을 수 있도록 전농이 사회구조적으로, 법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 변화에 민감하고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는 것이 농작물이에요. 생산률도 떨어지고 있고요. 이러한 환경에서 농민들에게 더 큰 피해가 오죠. 그런 것들을 정부나 사회적 체계로서 대비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 전농 강령을 보면 ‘농축산물 가격을 보장한다는 문구가 있는데요. 농축산물 가격의 정해진 하한선, 상한선이 있을까요?

- 현재로선 하한선이 없어요. 노동자에게는 최저시급이 있지만, 농산물에는 없습니다. 최저 농산물 가격제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소비자들은 농산물을 살 때, ‘더 저렴했으면 좋겠다.’ 생각할거고, 농민들은 노동의 시간을 따졌을 때, ‘더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부딪히게 되는 거잖아요. 중간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정부고 행정이라고 생각해요. 소비의 논리, 경쟁의 논리, 자본의 논리로만 보니 무조건 싸고 빠른 것들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만연되어 있어요.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농산물의 가격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가격대를 조율을 해 줄 필요가 있어요. 현재는 그게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문제가 되는 거예요. 결국은 농민하고 생산자하고 소비자하고 싸우는 구도가 되는 거죠. 우선 그런 사회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 우리 농산물을 지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 여러분들의 식량을 지키는 일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곡물의 자급률이 20%도 안 됩니다. 수입을 많이 의존 하고 있죠. 또한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작물은 안전한 농산물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어요. 긴 운송시간에서 변질되는 농산물에 약을 칠 수 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기후의 변화로 농산물 생산율이 떨어지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상품은 내부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지만 외국에서 수입하는 건 조정할 수 없어요. 오늘 100원이면 내일 200원이 될 수도 있다는 거예요. 우리 농산물의 생산량은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 국민의 생명과 삶의 질과도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습니다.

■ 12.21 남태령 트랙터 시위 현장에 참여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 그동안 농민들이 농업과 삶을 지켜달라고 많이 싸워왔거든요. 대부분 다 우리들만의 싸움이었어요. 서울에 집회를 해도 농민만 모였었죠. 그런데 이번 남태령에서 트랙터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는데, 광화문에 있던 시민들이 와주셨어요. 가장 길고 어두웠던 날에 결코 꺼지지 않는 촛불을 들고 밤을 새준거예요. ‘여러분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으니, 그냥 가시라’고 말했는데, 시민들이 ‘같이 책임져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한마디가 사회를 바꾸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까지 각자가 자기 목소리를 내느라고 바빴지만, 열린 공간에서 하나의 목소리를 만드는 큰 울타리를 확장시킨거죠. /안서윤, 오예람 청소년 기자

취재 후기

안서윤: 이번 인터뷰는 달그락달그락 기자단이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경험이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농업이란 건 우리와 매우 밀접하지만 그를 의식하지 않고 있기에 멀다고 느껴진다. 오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살면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에 가려진 억울함이 있다는 것을 자각했고 이로 인해 사회에서 소외된 농민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예람: 이번 인터뷰는 정말 뜻깊었다. 어디서도 하지 못할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농민 분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신의 목소리를 냈을지 생각하니 눈물이 나왔다. 정충식 사무총장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농업은 우리 삶과 이리도 가까운 것임에도 정부와 언론의 왜곡된 많은 것을 잊고 살고 있었다. 앞으로 밥 먹을 때 더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먹을 것 같다. 농업과 농민에 대하여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고, 오늘부터 앞으로 더 관심을 갖고 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열심히 참여하고 주변에 알리려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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