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07월18일 09:04 회원가입 Log in 카카오톡 채널 추가 버튼
IMG-LOGO
Trending Now: [특별기고]김관영지사의 성찰이 필요한 시간이다 이더리움 호환 TAC, 퍼블릭 메인 넷 출시 이재명표 '농촌기본소득' 전북서 시험 [아침발걸음]주택담보대출 규제 효과성 있는가? 습하고 더운 여름, 갑상선 질환 조심해야 하는 이유 농협마트 밖에 없는데, 소비쿠폰 줘도 못써 광복 80주년, 신통일한국을 향한 평화의 발걸음 (새전북신문이 만난사람) 전세희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지구도 해열제가 필요하다



기사 작성:  - 2024년 10월 23일 11시38분

IMG
올여름 우리나라에는 호우와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7월에 군산과 익산에는 1시간에 100mm가 넘는 매우 강한 비가 내렸고, 전북 지역 열대야일수는 평년의 약 4배에 해당하는 22.4일로 역대 1위를 경신하였다. 그리고 유례없는 늦더위도 이어져 사상 처음으로 9월에 폭염경보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추석 연휴에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면서 38도를 기록한 지역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곳은 국지적으로 강한 소나기가 내리면서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까지 치며 호우경보가 발표되기도 하는 등 올해 전국의 날씨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하였다.

이러한 날씨들은 올해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매년 역대 기상 기록이 경신되고 있고, 기상관측자료는 우리가 체감하는 것 이상으로 기후변화를 증명하고 있다. 2018년 최다 폭염 이후 2019년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수가 가장 많았고, 2020년은 여름철 강수량이 1위를 기록하였다. 반면 2021년은 겨울철 강수량이 역대 최저 1위를 기록하였고, 평년보다 적은 수준이 지속되어 2022년은 남부지방의 기상가뭄 발생일수가 227.3일로 역대 가장 메마른 해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작년은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래로 가장 높았던 가운데, 우리나라도 연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2도 높은 13.7도를 기록하여 가장 뜨거웠던 해로 관측되었다.

겨우 1.2도에 무슨 호들갑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도 정상체온 범위인 36~37.5도에서 38도를 넘어가면 통상적으로 발열로 생각하고, 39도가 넘어가면 고열이라고 판단한다. 체온이 평소보다 1~2도라도 올라가면 신체에 열이 나며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를 보내오는 것처럼, 점차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 또한 각종 이상기상 현상 등을 통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신호를 전 세계 곳곳에서 보내고 있다.

유럽에는 작년 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기온이 40도 이상 올랐으며, 그리스에서는 유럽연합(EU)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하여 여의도 면적의 180배에 해당하는 약 810㎢가 불에 타고 20여 명이 사망하였다. 일본에는 2021년 12월 중서부지역에 엄청난 폭설이 내려 많은 사람이 고립되고 교통이 마비되는 일도 있었다. 당시 니가타현에 187cm, 기후현과 도야마현에 각각 162cm, 138cm의 눈이 쌓여 8명이 사망하고 277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제21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채택한 ‘파리협정’에서 세계 195개국이 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하로 낮게 유지하면서 1.5도 이하로 제한하자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이미 10년 전부터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행동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10년간의 다짐과 노력이 무색하게도,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은 1850~1900년 대비 1.45도 높게 관측되었다.

우리나라도 1912~2020년 과거 100년 이상 관측한 6개 지점을 기준으로 기후변화 추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과거 30년에 비해 최근 30년 연평균기온이 1.6도 상승하였다. 계절도 변화하고 있는데, 과거 30년과 최근 30년을 비교해보면 여름의 계절 길이는 118일로 과거보다 20일 길어져 1년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겨울은 과거보다 22일 짧아진 87일이 되었고, 가을은 69일로 사계절 중 가장 짧아졌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던 여름이 지나고 맞이한 만큼 반가운 가을을, 우리는 단 두 달만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짧은 가을마저 미래에는 사라질지 모를 일이다. 선선한 날씨와 아름다운 단풍, 풍성한 수확의 계절인 가을을 미래 세대도 누릴 수 있도록 지구에게 제대로 된 약 처방이 필요하며, 우리가 몸이 아플 때 대게 여러 약을 처방받는 것처럼 지구 역시 다양한 종류의 약이 필요하다. 국제 협력, 정부 차원의 정책이나 제도, 기업의 ESG 경영, 그리고 국민 개개인의 실천까지 다양한 측면에서의 노력과 실천이 지금 지구에게 필요한 해열제일 것이다. 기상청은 우리나라의 기상과 기후를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앞장설 것이며, 개개인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 생활 속에서 기후행동을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해 나간다면, 지구는 건강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기상청장 장동언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기자의 최근기사

Leave a Comment


카카오톡 로그인을 통해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