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신중해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9월 04일 16시08분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며 그린벨트를 해제하겠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총 8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신규 택지를 만든다는 게 그 뼈대다. 곧 후보지를 발표한다는 거다. 수도권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데도 마땅히 집 지을 땅이 없으니 그린벨트를 풀겠다는 거다. 서울 그린벨트는 149.09㎢로 서울 면적의 24.6%에 해당한다. 대규모 주택공급을 위해 서울 그린벨트를 전면 해제하는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아직도 미개발상태인 그린벨트를 풀어 집을 짓겠다는 거다.

수도권의 심각한 주택난과 서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정부의 대책을 마냥 비난할 일은 아니다. 수도권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자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수도권 주택문제를 그린벨트를 풀어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더구나 수도권의 그린벨트를 푸는 건 단순히 택지 늘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당장 걱정되는 게 수도권 집중화다.

수도권 집중화는 지방소멸과 저출산의 근본 원인이라는 것은 이견이 없다. 지방소멸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곧 국가소멸로 이어진다.

가뜩이나 심각한 수도권 집중화는 일회성 정책으로 풀 일이 아니다. 국가의 모든 역량을 수도권 집중화를 푸는 일, 즉 국토의 균형발전에 쏟아야 할 판이다.

그린벨트 해제는 헌법에 명문화된 국토 균형발전을 거스르는 일이다. 그린벨트를 풀겠다는 건 수도권 초 집중화를 부추겨 지방소멸과 국가 멸종을 촉진하는 수도권만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전북도의회도 지난 3일 반대 결의안을 내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더 신중한 정책적 검증을 거듭 촉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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