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보이지 않는 위험 질식 재해

안전보건공단 김용배 부장

기사 작성: 박상래 - 2024년 07월 23일 14시56분

생명의 에너지가 넘치는 여름, 거리거리 기운이 넘치는 모습에 활력이 솟는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위험‘질식’과 마주한다. 그 위험은 보이지 않기에 부지불식간에 다가와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질식 재해는‘밀폐공간’에서 주로 발생하는데‘밀폐공간’이란 산소결핍, 유해가스로 인한 질식‧화재‧폭발 등의 위험이 있는 장소를 말한다.

질식 재해 대부분은 밀폐공간 내부의‘적정공기’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들어가기 때문에 발생한다. ‘적정공기’는 산소농도의 범위가 18% 이상 23.5% 미만, 이산화탄소 농도가 1.5% 미만, 일산화탄소 농도가 30ppm 미만, 황화수소의 농도가 10ppm 미만인 수준의 공기를 말한다.

밀폐공간은 반드시 현재 산소결핍이거나 유해가스로 차 있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향후 작업 중 산소결핍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공간도 밀폐공간으로 분류하고 관리해야 한다. 왜냐하면, 질식 재해는 사망률이 50%에 가까울 정도로 높을 뿐만 아니라 빨리 구조하더라도 언어장해, 운동장해, 건망증 등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만큼 예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업주는 밀폐공간에서 작업하도록 하는 경우‘밀폐공간 작업 프로그램’을 수립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밀폐공간에서 질식 사망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밀폐공간에서 작업할 경우 사업주는 다음과 같은 예방조치가 필요하다.

첫 번째 작업 전 사업장 내 밀폐공간의 위치 파악 및 밀폐공간 내 질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위험 요인의 파악 및 관리 방안,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보건교육·훈련 등의 내용을 담은 밀폐공간 작업 프로그램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밀폐공간 작업허가서를 발급한 후 현장에서 이행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둘째로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밀폐공간의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의 측정 및 평가에 관한 지식과 실무경험이 있는 자를 지정하고 그로 하여금 해당 밀폐공간의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여 적정공기가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 후 작업을 실시하여야 하며, 근로자들에게 보호구 착용, 안전 작업 방법 및 사고 발생 시 응급처치나 구출 방법 등에 대해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근로자가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동안 작업 상황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인을 지정하고 밀폐공간 외부에 배치하여 근로자에게 이상이 있을 경우 구조요청 등 필요한 조치를 한 후 이를 즉시 관리감독자에게 알리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은 대부분 사업주나 근로자가 숙지하고 있지만 밀폐공간 내의 질식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 사람이 특정 장소에서만 질식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고정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밀폐공간은 항상 살아 움직이고 있다’라는 역설적인 표현이 있듯이 어제는 안전했던 공간이 오늘은 질식 위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

지난해 전북에서도 평상시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공간이 환경의 변화로 한순간에 질식 위험 공간이 되어 결국 안타까운 사고가 생긴 일이 있었다.

산업현장의 질식 위험 요인은 항상 상황에 따라 변하고 있으며, 새롭게 생성되기도 하고 저절로 제거되기도 한다. 내가 작업하는 장소가 오늘은 안전했지만, 내일은 위험 공간으로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안전 의식이 중요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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