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AI 복지 상담사입니다…힘든거 같은데 도와드릴까요?"

익산 정읍 등 위기가구 상담 보이스봇 시범운영 눈길
고독사 예방 등 신속한 대응 기대, 11월말 전국 확대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7월 22일 17시35분

“저는 OOO주민센터 AI 복지 상담사입니다…생활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도와드릴까요?”

실직이나 채무 등으로 인해 급작스레 위기에 빠지는 도내 가정만도 해마다 5만가구 이상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인공지능(AI) 기반 대화기능을 갖춘 보이스봇이 최일선 복지 상담사로 등장해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2일부터 익산시, 정읍시, 무주군, 장수군, 부안군 등 전북지역 5개 시·군을 포함해 전국 101곳에서 AI 보이스봇 위기가구 상담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보이스봇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사회보장 정보시스템(행복e음)이 자동 발굴한 위기가구에 직접 전화를 걸어 지금당장 도움이 필요한 위급 상황인지 등 초기 상담을 진행하게 된다.

복지 상담전화는 발신자 전용 번호(1600-2129)가 뜨고 그 상담 전에 사전안내 문자메시지도 발송된다. 아울러 관할 지자체 담당 공무원 연락처도 함께 남겨진다.

보이스봇의 상담 내용은 자동으로 담당 공무원에게 통보돼 심층상담이나 가정방문 등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잘 된다면 보다 신속한 위기가구 발굴과 지원이 가능해지고 이는 고독사나 극단적 선택 등과 같은 비극적 상황을 예방하는데 도움될 것이란 기대다. 또한 만성적인 일선 복지담당 인력난 해소에도 일조할 것이란 기대다.

현재 위기가구 지원사업은 행복e음 시스템이 통신료 연체, 전기료 체납, 상수도 단수 등 모두 45종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 발굴한 사례를 2개월에 한번씩 관할 지자체에 통보하면 공무원들이 전화나 방문상담을 통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만큼 복지사각지대에 빠진 위기가구를 찾아내는데 시간도, 인력도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AI 보이스봇의 활약상이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번 시범사업은 약 4개월간 시행된 후 11월 하순부터 전국적으로 전면 확대될 예정이다.

임을기 보건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일선 복지업무 현장에서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는데 인공지능을 활용함으로써 어려운 이웃들을 더욱 촘촘하고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내 위기가구는 해마다 5만가구 이상 쏟아지고 있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0~23년) 도내에서 발굴된 위기가구는 총 22만8,005가구에 달했다. 연평균 약 5만7,000가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실사를 거쳐 기초생활보장이나 긴급복지지원 등과 같은 공적지원, 또는 복지단체와 연계된 민간지원이 이뤄진 사례는 전체 38.4%(8만7,564가구)로 추산됐다.

올들어서도 상반기(1~6월)만도 모두 2만6,161가구가 더 발굴됐다. 이중 31.5%(8,235가구)는 당장 이런저런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사례였다.

도내 위기가구는 대체로 빈곤, 실직, 채무 등과 같은 경제적인 문제에 얽힌 사례가 많다고 한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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