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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석하 전형무, 진안을 기억한 기록가 - 진안역사박물관 특별기획전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6월 16일 14시24분

진안역사박물관은 작은 지자체에서 그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최근 '석하 전형무, 진안을 기억한 기록가'라는 특별기획전 개막되었다. 석하 선생(1941~1997)은 생전에 용담댐이 건설될 무렵에 수몰 지역의 생생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다시는 찾아갈 수 없는 용담댐 수몰 지역의 소중한 자료를 전해주었다. 사후에 『그리운 고향 산천』『역사의 향기』로 진안문화원에서 출간되었다. 당시 『그리운 고향 산천』은 면별로 제작되어 수몰민 가정마다 전달되어 수몰민에게 큰 위안을 해주었다.

용담댐이 만들어지면서 마이산자락에 세워진 진안역사박물관은 2006년 개관하였다. 개관 당시부터 필자는 많은 관심을 가졌다. 박물관 초기 개관에 참여하기도 했다. 작은 박물관이지만 그동안 굵직한 특별기획전으로 그 역량을 보여주었다. 2013년 '용담댐에서 놀다'로 시작하여 힘이 넘치는 기획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마이산과 나 특별사진전' '운장산의 사계' '백마성 지역의 문화유적조사 특별전' '광복 70주년 특별기획전시 진안의 항일투쟁' '고원에서 빚어낸 천년 푸른빛, 진안 청자' '진안 관광 사진 공모전 입상작 특별전시' '진안고원형 옹기장의 손내 사람, 옹기 이야기' '진안에서 찾은 가야, 그리고 구리 고을' '국태민안의 염원 화양산 황단' '만세와 광복의 함성, 진안에 울리다' '자연과 인간의 만남 매사냥' '용담, 새로이 기억하다' '진안의 문화유산, 사진으로 만나다' '웅치, 전라도만이 홀로 온전하다' 등이 그것이다. 고대에서 현대사, 인물, 자연 다양한 주제로 이루어진 기획전은 인물, 문화유산, 자연등 지역에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콘텐츠를 발굴해서 지역 사람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다시 석하 선생 특별기획전으로 돌아가 보자. 4부로 준비된 석하 특별기획전은 ‘잊혀진 땅을 담고 쓰다’ ‘가난한 집의 장남, 스승이 되다’ ‘잊혀진 역사, 지역사를 기록하다’ ‘석하의 예술혼, 짓고·그리고·찍다’라는 소제목으로 석하 선생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에게 있어 석하 선생의 삶과 약간 겹친다고 하면 향토사가로서 진안에서 선구자라는 점이다. 석하 선생은 일찍이 지역 자료가 빈약한 시절 『진안의 얼』(1971), 『진안지』(1978)을 진안교육청에 근무하면서 교육자료로 발간하였다. 이후 진안군에서 발간한 『진안의 맥』(1982), 『진안군사』(1992)를 주도하여 발간하여 진안군 역사를 종합화하는데, 역할을 한 선구자였다. 지금도 진안 지역 역사를 정리하는 데 있어 원전으로 인용되는 기념비적인 지역사 책이다.

석하 선생은 천생이 스승이다. 예술적 재능이 남다르다. 아동문학가, 화가, 사진작가로서도 역량을 발휘하였다. 생전에 엮어 놓은 석하 시집 『항아리』 , 석하 동요시집 『두메에 사는 아이』는 최규영 전 진안문화원장이 『석하 전형무 시문집』 (2021)으로 발간하여 빛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석하 선생의 그림, 사진 작품 등은 직접 관람을 권한다.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마을숲, 지금은 수몰되어 볼 수 없는 원장 마을숲과 마을역사가 필자에게 생생하게 전해온다. 원장마을 겨울 숲은/ 소복 소복 내려 덮어주는/ 눈이불의 훈짐에 잠을 잔다// 원장마을의 봄 숲은 / 사람들의 기지개를 켜는 소리에/ 새 잎 돋운다// 원장마을 여름 숲은/ 발자국 소리와/ 왁자지껄속에/ 젊어질 수 있다// 원장마을의 가을 숲은 / 바빠진 손놀림에 놀라/ 청실 홍실로 수를 놓는다// 원님이 걸어오던 원님 길/원님이 마시던 더운물내기 원님우물/ 원님도 말에서 내렸던 하마석이 있고/ 닷새마다 어김없이 장이 서고/ 빨래터에 아낙네가 가득차며/ 청파정 빨간지붕은 항상 새롭다// 원장숲은/ 사시장철 숨쉬고 있었다 // '원장 숲거리, 전형무 지음'

필자도 용담댐 건설 당시에 수몰 지역 마을을 답사한 경험이 있다. 그때, 용담댐 바닥이 드러나 옛길이 보일 때 불현듯 걷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수몰민은 오직 하겠는가? 그런 추억을 기록가는 『그리운 고향 산천』으로 다시 돌려주었다. 오롯하게 '석하 전형무, 진안을 기억한 기록가'를 만나는 기회를 가져 보길 권한다. 진안역사 박물관 특별기획전은 2024년 10월 1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이상훈(진안문화원 부원장·전라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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