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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건축물 86% 지진 무방비

내진설계 의무화 무색케 방진대책 허술
땜질식 복구 급급해 근본적 문제 도외시
역대 5.0 이상 강진 70% 2000년대 발생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6월 13일 16시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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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 권익현 부안군수 등이 13일 부안지역 지진 피해 현장을 찾아 그 실태를 살펴보고 있다.

/정성학 기자

/사진= 전북자치도 제공







한반도를 뒤흔든 부안 지진에 방진대책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도내 건축물 10개 중 8.6개는 내진설계가 안돼 무방비 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월 허영(춘천·철원·화천·양구갑)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건축물 중 연면적 200㎡ 이상이나 2층 이상 등 내진설계 의무화 대상은 민간건물 44만8,000여 동과 공공건물 1만5,000여동 등 모두 46만3,000여 동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제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축물은 고작 13.6%, 즉 전체 5만 동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전국 평균(16.4%)보다 3%포인트 가량 낮은 수준이다.

민간건물 내진율(13.5%)이 공공건물(19.3%)보다 좀 더 심각하다는 특징도 보였다. 이런 실태는 다른 지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내진율이 가장 높은 경기도조차 25.4%에 그쳤다. 그만큼 보다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다면 대규모 참사 우려 또한 컸다.

주 요인은 내진설계 의무화(2017년 12월) 이전에 지어진 오래된 건축물이 많은데다, 사후 보강공사 또한 큰 비용이 필요한 탓에 꺼려하기 때문이란 진단이다.

게다가 정부와 지자체들은 기존 건축물 내진 보강시 최대 10%까지 건폐율이나 용적율 확대, 또는 지방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지만 이또한 호응이 신통치 않은 실정이다. 내진보강 지원사업도 마찬가지로 자부담률이 80%에 달하다보니 손사래다.

이렇다보니 보다 실효적인 방진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축을 흔드는 잇단 지진에 한반도도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란 얘기다.

허 의원은 “한반도의 경우 규모 5.0 이상의 역대 지진 10건 중 7건이 2000년대 이후에 발생했고 이 가운데 5건이 2010년대 이후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염두해야 한다”며 “그 피해를 최소화 하려면 실효적인 건축물 내진성능 확보 정책을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3일 부안군 부안읍 상하수도사업소와 계화면 의복리 등 지진피해 현장을 찾아 “국민들께서 지진으로 인한 피해와 불안감을 느끼실 것으로 생각된다”며 “관계 기관에서는 신속한 복구와 시설물 안전조치에 총력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이 자리에서 그 피해복구비 50억원 지원을 건의하기도 했다.

앞서 김 지사는 도내 시장 군수, 유관기관장들과 긴급 영상대책회의를 갖고 “지진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빠른 일상 복귀를 위해 신속한 시설복구는 물론 재난심리회복지원단과 마음안심버스 등과 같은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해줄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지난해 장수에 이어 이번 부안까지, 우리 전북지역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란 게 입증됐다”며 “지진 발생에 따른 상황 대응과 비상근무 체계 등 매뉴얼을 더욱 상세히 보완하자”며 협조도 구했다.

전북자치도는 이와관련 모두 60명 가까운 건축사, 기술사, 공무원으로 구성된 위험도 평가단을 부안으로 급파해 피해시설에 대한 안전점검도 착수했다.

13일 현재 그 피해사례는 주택 182건과 학교 18건 등 건축물 286건에 달했다. 대부분 벽체 균열이나 담장 기울어짐 등이었고 인명 피해는 없다.

지역별론 진앙지인 부안이 245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읍 19건, 고창 8건, 군산 4건, 순창 4건 등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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