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의료계 집단 휴진 예고에 시민 불안 고조

대한의사협회, 18일 전면 휴진 선언
시민단체 “피해 환자에 전가될 것” 우려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6월 11일 16시53분

의협을 중심으로 범의료계가 18일 전면 휴진에 나서기로 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투표한 결과 73.5%가 단체행동에 찬성, 오는 18일 전면 휴진에 돌입할 방침이다. 설문에는 전북의사회 소속 의사 3,500여 명 또한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협을 중심으로 의대 교수들과 개원의들이 휴업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의료대란에 대한 시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주 거주 김정호(52)씨는 “며칠 전부터 허리가 아파 병원을 다니고 있는데 휴진한다니 걱정이다”면서 “통증이 심해질 때마다 병원에 가야 하는데 휴진이 장기화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불안을 표시했다.

남원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주부 이모(49)씨는 “아이는 천식을 앓고 있어서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녀야 한다”며 “이런 시기에 응급 상황이 생기면 큰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씨는 “더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 정부와 의료계가 빨리 문제를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미리 진료와 처방을 받아두라는 조언이 공유되고 있다. 고혈압을 앓는 김모(37)씨는 “이미 지역 대학병원은 이용이 거의 불가능해 동네 의원을 방문하고 있다”며 “이번 주에 처방을 받을 예정인데 혹시 모르니 몇 개월 분 약을 한번에 받아두려 한다”고 했다.

의료계 단체 행동을 두고 환자 및 시민사회단체는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이번 휴진 결의 발표는 참담함을 느끼게 한다”며 “환자에게 불안과 피해를 주면서 정부를 압박하는 의료계의 행보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 또한 이날 성명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료 대란이 어느새 4개월을 넘어가고 있다”며 “시민들은 불안함과 아프면 안 된다는 공포심으로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의료계 집단 휴진이 실행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대체 의료 인력을 배치하고 응급실 및 필수 의료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날 대책회의를 열고 전북 의료기관 1,287곳을 대상으로 집단휴진 대응계획을 세웠다. 전북도 관계자는 “지역 의료 공백이 우려된다”며 “도민들에게 차질 없는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의료계 집단 휴진 예고로 전북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시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의료계 간의 원만한 협의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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