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지적장애인 겁줘 억대 가로챈 일당 검거

지적장애인 접근해 지원금 1억 1,300만원 가로채고
음주운전 신고하겠다며 협박해 7,000만원도 빼앗아
경찰 “민생 침해 조직범죄 척결 앞장설 것”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5월 16일 15시51분

음주운전자와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공갈과 사기를 일삼은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전주완산경찰서(서장 정창옥)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공갈) 등 혐의로 15명을 검거하고 범행을 주도한 20대 A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공갈 및 사기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 11명으로부터 1억8,000만원 상당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일당은 먼저 음주 운전자에 눈독을 들였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전주 서부신시가지와 중화산동 등 유흥가 일대에서 음주 운전자를 물색,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7명에게 7,000만원 상당 금품을 갈취했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질렀다.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시민을 찾는 물색조, 음주운전이 일어나면 차량을 추적하는 추격조, 운전을 멈추면 신고 무마용 합의를 종용하는 바람잡이조 등을 꾸렸다.

범행 과정에서 일부 피해자가 합의금 지급을 거부하자 청부 폭력을 지시했다. 10대 5명에게 “피해자를 혼내줘라”며 집단폭행을 지시한 것. 경찰은 미성년자의 경우 처벌이 약한 것을 노려 직접 범행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의 범행 대상은 음주운전자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적장애인을 상대로도 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

범행에 가담한 20대 장애인 남성 B씨는 시설 및 복지관에서 알게 된 지적장애인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함께 식사를 하거나 여자친구를 소개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친분을 쌓은 후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와 금융정보를 캐냈다.

이렇게 알게 된 정보를 토대로 피의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피해자 4명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수급비를 가로채는 등 1억1,300만원을 편취했다. 범행 과정에서 본인 명의 계좌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피해자 명의 계좌를 여러 단계에 걸쳐 송금해 경찰 추적을 피하고자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뚜렷한 직업 없이 어울려 지내던 이들로, 폭력조직원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갈취한 돈은 대부분 생활비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그 자체로 범죄행위일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범죄 표적이 될 수 있다”며 “만약 음주운전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받는 일이 생기면 2차‧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경찰은 앞으로도 민생을 침해하는 조직적인 범죄 척결에 앞장설 것”이라며 “특히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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