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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주거복지와 지자체의 역할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4월 10일 14시44분

1996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2차 유엔인간정주회의(Habitat ‘II’)는 인간의 정주 환경, 특히 주거취약계층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한 자리로, 전 세계적으로 주거권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2015년에 주거기본법 제정되면서 주택공급 위주의 정책에서 주거복지로 전환되었으며, 주거기본법에는 주거권이 명시되고 주거정책 기본원칙과 주거종합계획 수립 등의 내용이 포함되었다. 주거권은 국민이 관계 법령 및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물리적ㆍ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제는 좀 익숙해진 단어인 주거복지의 정의는 전문가, 단체에 따라 다양하나 전주시 주거복지 지원조례에서 주거복지는 주거욕구의 충족과 적정 수준의 주거환경 제공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좀 더 쉽게 짧게 얘기하면 주거복지는 주거 안정화라고 말할 수 있다.

국가나 지역에 있어서 주택이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들의 수에 비하여 얼마나 부족한지 또는 여유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주택보급률을 들 수 있다. 2022년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102.1%로 서울지역은 93.7%로 부족하고 우리가 사는 전북은 109.2%로 양적으로 100%를 넘어선다. 하지만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라는 질적 지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지표는 가구원수에 따른 면적, 침실, 시설을 기준을 정한 것으로 1인가구의 경우에는 14㎡의 방 1개에 입식 부엌, 전용 수세식 화장실, 목욕시설이 있어야 한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양적인 크기 뿐 아니라 다양한 기준을 반영하여 주거의 질적인 측면을 측정함으로써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의 비율은 주거취약계층의 규모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은 2006년 16.6%에서 2014년 5.4%로 급격히 감소한 이후 2022년에는 3.9%로 감소하였다. 하지만 어느 구도심 지역은 30%가 넘는 가구가 최저주거기준미달가구에 해당되며, 지역 내 마을별로 편차가 심하다.

현재 주거복지는 중앙정부 및 대도시권 중심으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자원이 집중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는 재정, 권한, 역량 등이 더욱 열악한 여건이지만, 지역주민의 주거안정화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주거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지자체의 역할과 권한이 강화되어야 하며, 주거복지 전달체계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지자체가 주거복지를 이끌어야 지역 주민의 피부에 와닿는 주거 안정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승수(원광대학교 지역혁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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