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생의 한가운데]다름에 대한 환대(歡待)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4월 10일 14시40분

며칠 전 4월2일 ‘다름에 대한 환대! K-드림 외국인책임제’를 주제로 경상북도를 아시아의 이주 허브로 만들기겠다는 기본계획 발표를 뉴스를 통해 보았다.

‘다른 것에 대하여 환대를 한다’니, 그동안 이주민 하면 필요할 때 손길을 빌리는 단기간 노동자로, 불법 이민자로만 생각한 이 나라에서 가능한 일일까?

그들을 강제로 결박하고 폭행하고 체포, 감금하며 엄동설한에 비닐하우스 한데에서 잠자게 하며 일하는 현실에서 이주민이 정착될 수 있도록 ‘다르지만 환대 한다’는 내용이 솔깃하였다.

더욱이 이주민 유입과정에서 지역 참여형 비자 제도인 광역비자 추진을 위해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유학생의 경우 경북도에 취업과 정주가 가능하게 하며, 창업까지 지원하겠다고 하였다.

중요한 것은 이 나라에서 평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어린이집 보육료지원과 국민건강보험 가입 기간이 미처 도래하지 않을경우 통원진료비까지 지원할 예정이라며 9개 전략과제와 27개 세부 추진까지 꼼꼼하게 제시하였다.

그러기 위해서 출입국 이민. 관리청까지 경북에 유치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우리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경북도 못지 않은 계획은 있을 거라고 본다.

필자가 이주민 정착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된 바탕에는 몇 년동안 교육대학원에서 다문화 관련 이민법을 강의하며 현장에 참여자를 만나면서부터다. 특히 이민자로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며 배우고 익혀야 할 다양한 법안들 대부분은 생활법이 거의 소비자관련법과 연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상담과 중재를 하고 그들의 현실에 안타까웠기에 경북의 바람대로 외국인 책임제 기본계획이 정착되어 ‘글로벌 이주 허브’가 되길 바란다.

이러듯 다르다며 외면하던 이주민을 환대하는 배경은 저출산에 대한 사회적 티이밍을 놓쳤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 총선에서도 양당은 저출산 대책은 여성의 노동과 돌봄노동을 연계하는 깊은 생각들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출산하지 않고 일을 하는 여성들은 늘어날 수 있지만 20여년 후 노동과 돌봄의 손길은 결국 이주 노동자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으니 다르지만 환대할 수밖에 없다.

어학 사전에 환대하다[歡待] 는 반갑게 맞아 후하게 대접한다는 뜻이라 한다.

문득, 나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누군가를 진심으로 반갑고 또 후하게 대접하였는지 생각해보고 또 그렇게 환대를 받았었는지 되돌아본다.

나이 듦인지, 감성이나 감정의 메마름인지 한참을 생각하다 18년 전 시간강사 시절이 떠올랐다. 늦은 나이에 공부하는 제자가 안쓰러운 스승님은 항상 늙은 학생이라 부르며 당신 강의 시간도 주시고 학생들 평가가 장난이 아니라며 시간을 지키고 강의에 충실 하라는 당연한 말씀도 주셨다. 더욱이 강의후 전주까지 가는 시간에 점심을 먹지 못하는 제자를 위해, 스승님 연구실 전자렌지에는 항상 떡이며 빵이며 먹을 것을 따뜻하게 준비해주셨다.

사무실 일과 공부를 함께하니 두 해 정도 논문이 늦어지자 ‘세상을 바꾸는 논문을 쓸 것이 아니라면 다른 학생들과 함께 묻어가라며 응원하셨다. 세월이 지나 생각하니 모든 스승님들이 제자들을 환대하는 것은 아닐진대, 6학기 내내 제자와 스승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반갑고 후하게 대접하여주셨으니 분명 늙은 제자는 환대를 받은것이다.

여하튼 칼럼이 나가는 오늘은 어제 선거를 마친 날이다. 힘든 선거기간을 통해 당선자들이 결정되었다. 유권자인 나도 내게 주어진 권리를 행사하기에 마른 걸래 쥐어짜듯 고민하고 투표하였다. 누구는 결정 과정에서 ‘누가 더 구린지’ ‘기대를 모으는 인물인지’ ‘기후위기 등 정책 경쟁력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투표하였다고 한다.

당선자들은 지금쯤 지지자들로 부터 환대를 받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사회 곳곳에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을 모색하기 위해 애쓰는 목소리를 듣고 그들로부터 환대를 받으시라 부탁하고 싶다. /김보금(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 소장)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새전북신문 기자의 최근기사

[생의 한가운데]다름에 대한 환대(歡待)

[삶의 향기]투표는 청년세대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온누리]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

[사설] 법을 고쳐서라도 선거운동 방식 개선해야

[온누리]시력은 좋은데 물체를 잘 구별할 수 없다면, 대비감도를 확인해 보자

[사설]새만금 신공항, 안전이 최우선돼야

[오늘의 길목]불완전한 인간의 창조물, 헌법

[사설] 한글 서예를 K-컬처의 상징으로 키우자

[생의 한가운데]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리더? 우리가 길러내야 하는 리더!

[오늘과 내일]보수궤멸(保守潰滅)

[지역의 재발견]외국인 유학생 정주 유예 기간 제도,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다

Leave a Comment

많이 보는 기사

제21대 대통령선거 선거벽보 설치

전북 조국혁신위원회 출범 기자회견

화분만들며 농업의 중요성 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