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박봉술제 ‘적벽가’를 완창한다

전인삼 명창의 적벽가, 21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개최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4월 10일 13시35분

전인삼(전남대 국악학과 교수)명창의 적벽가가 21일 오후 3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열린다.

이번 '완창판소리'에서 전명창이 들려줄 박봉술제 ‘적벽가’는 동편제 창법의 전형을 보여주는 소리꾼 박봉술이 정리한 소리다.

적벽가는 다섯 바탕 거운데 어렵고 예술적 경지가 높다는 평가다. 유파별로 이선유, 김연수, 정권진, 한승호, 박동진, 정광수, 임방울, 박봉술 명창의 창본으로 분파되어 왔다.

송판 박봉술제 적벽가는 대마디 대장단으로 소리의 선을 굵게 짜나가고 남성적이다. 우조 위주로 당당하고 진중한 대목이 많고 잔기교가 통하지 않는 담백한 고제이다. 이는 음악적으로는 해학적인 옛 소리의 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도 간결하면서도 밀도 높은 구성, 생동감 넘치는 아니리(사설을 일상적인 어조로 말하듯이 표현하는 것)가 돋보인다.

전인삼은 소리가 힘 있고 분명한 동편제의 매력을 그대로 이어가는 대표 명창으로 꼽힌다.

동편제 소리에서는 소리꾼의 풍부한 성량이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걸걸한 수리성(판소리 성음 가운데 하나로 컬컬하게 쉰 듯한 목소리)이 짙은 전 명창의 소리는 크게 우겨내는 우렁찬 성음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전인삼의 큰 울림을 내는 통성과 내지르는 성음은 송판 적벽가의 당당함과 웅장함의 멋을 보여주기에 넉넉하다.

이번 완창하는 적벽가는 중국소설 삼국지 연의를 창본으로 짜여진 것인데 위, 한(촉), 오 삼국의 패권전쟁과 전쟁속의 인간군상들의 허허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고 그안의 영웅들, 병졸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동편제 판소리의 걸걸하고 웅장한 특징이 온전히 들어있는 송만갑-박봉술 바디의 적벽가이며, 그것도 장장 6시간여가 소요되는 완창 무대다.

전명창은 지난해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전인삼의 춘향가-박봉술제'를 선보인 바 있다.

전명창은 동편제의 남원 출싱으로, 유년 시절 남도국악원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매료되어 소리판에 뛰어들었다. 이후 현대 동편제 소리의 대표 명창으로 꼽히는 강도근 명창에게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배운 전인삼은 1994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가 되고, 1997년에는 제23회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장원(대통령상)을 차지, 36살의 젊은 나이에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현재 전남대학교 교수로 동편 소리 다섯 바탕 복원과 후학 양성에도 힘쓰며 남원에서 스승의 뒤를 잇고 있다.

이번 행사는 전남대학교 소리문화연구소가 주최한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값어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무대다. 1984년 시작한 이래, 박동진 명창을 비롯해 성창순ㆍ박송희ㆍ성우향ㆍ남해성ㆍ송순섭ㆍ안숙선ㆍ신영희 등 당대 으뜸 명창이 올랐던 꿈의 무대이기도 하다.

40년 동안 공연되며 소리꾼에게는 으뜸 권위의 판소리 무대를, 관객에게는 명창의 소리를 매달 접할 기회를 제공해 왔다. 2024년에도 전통의 정체성을 지키며 소리 내공을 쌓고 있는 명창들이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를 통해 관객과 만나는 중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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