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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발걸음]행복해지는 방법이 있을까?



기사 작성:  박은희 - 2024년 04월 01일 14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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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과 명예, 권력 등이 ‘성공’과 같은 것이라면 ‘행복’은 이미 다른 영역이 된다. 성공과 행복이 같지 않다는 말이다. 성공하고 행복감을 누리는 이도 있지만, 불행이 커져 극단적 선택을 하는 예도 있다. 재산도 권력도 별로인 사람의 행복지수가 높기도 하다. 성공과 행복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

인생에서 가장 불행한 나이는 45세, 행복한 나이는 80세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삶에 대한 만족감이 25세부터 점차 하락해 45세쯤에 최저점을 찍고 50대부터 다시 높아지는 ‘U자 곡선’을 주장하는 연구다. 경제학자 ‘베르트 판 란데흐험’은 연구를 통해 연령별로 직면하는 환경적 특징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20대는 삶에 대한 걱정이 비교적 적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지만, 중년으로 접어들면 책임이 늘어나면서 만족감이 떨어진다. 여기서 중년층이 느끼는 불행의 정도가 실직하거나 가족을 잃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다 50대가 되면 인생을 수용하는 법을 배우면서 만족감을 되찾게 된다. 20대와는 다른 자신 그대로의 모습에 만족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구 유럽 중심의 연구인데 이를 우리나라와 연결해서 설명하는 이들이 있다. 내 보기에 웃기는 소리다.

우리나라 10대 청소년 삶의 질(행복지수)은 OECD 국가에서 거의 꼴찌고, 20대 삶은 경쟁에 치여 대부분 비정규직에 놓여 있다. 20대가 60대보다도 ‘섹스리스’가 더 많은 나라다. 연구 결과에 비교하면 노인들의 행복지수는 상대적으로 높아져야 하는데 최근 5년여간 2만여 명 내외의 노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할 정도로 불행하다. 우리나라는 전쟁 중이다. 전 세계에서 출산율 0.7명대는 두 나라에 불과한데 그 한나라가 2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다. 우리나라의 저출생 원인도 전쟁이다. 입시전쟁, 사교육 전쟁, 육아 전쟁, 취업 전쟁, 일자리 전쟁, 주거 전쟁, 정치전쟁, 이념전쟁, 거기에 요즘은 건국 전쟁까지 불붙었다. 전쟁은 계속해서 확전 분위기다. 성공만을 위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결과물이다.

행복은 좋은 감정이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내가 원하는 어떤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하며 즐거움과 여유로움이 있는 어떤 상태를 뜻한다. 바꾸어 보니 불행은 불안하고 내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기는커녕 바닥이고 삶의 틈이 없이 정신이 없는 어떤 상태다. 사회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 미친 듯이 일하는 것, 어떤 명예와 권력을 얻기 위해서 취하는 행위 과정이 행복보다는 불행에 가까워 보인다. 그렇다면 돈, 권력과 관계없는 시민사회단체나 종교인들은 마냥 행복할까? 그렇지 않다. 그곳 또한 불행한 감정에 쌓이는 경우가 있다.

전쟁이 아닌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성공’보다는 ‘삶의 질(행복)’에 집중해야 옳다. 방법이 있냐고? 모르겠다. 나 또한 매번 행복과 불행을 오락가락하고 있다. 그래도 이 분야에 청소년, 청년 대상이기는 하지만 관련 연구도 하고 현장 활동하면서 한두 가지는 깨달았다. 내 수준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경쟁과 비교에 저항’하는 일이다. 경쟁과 비교는 불행을 만드는 씨앗이며 바탕이다. 누구와의 경쟁에서 이기려는 행위 자체, 타자와 비교가 이루어지는 순간 불행은 싹튼다. 경쟁하지 말고 나를 바라보는 삶을 살아야겠다. 더불어 몰입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다. 몰입하는 순간 행복한 신경전달 물질이 쏟아진다. 인간의 뇌는 그렇게 구성되었다. 2, 30분 지난 것 같은데 반나절이 지나가는 일을 할 때의 기분은 쾌락과는 다른 행복감이다.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와 공동체에 집중하는 게 좋다. 돈이나 권력이 아닌 사람살이, 사람 관계를 중시한다. 내가 현재 함께 하는 이들과 즐겁게 살아가기 위해서 대화하며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 내는 일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내 옆에 누가 있는지를 볼 일이다. 그 어떤 삶을 살더라도 지금, 이 순간을 포기하지 말자. 내가 살아가는 이 순간이 내 삶의 전부다. 미래 또한 지금, 이 순간이 결정한다. 현재의 나를 더 깊이 보면서 내 주변에 누가 앉아 있는지 들여다보자. 지금 이곳에 삶의 행복이 녹아 있음을./정건희(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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