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비밀투표 보장하고 투명성도 강화하고”

선거철마다 꼬리 문 사전투표 조작의혹에 보안조치 강화
단골이슈 바코드 모양 바꾸고 투표함 보관소 CCTV 공개
21대 때 의혹 대부분 원고 패소, 불필요한 의혹 자제해야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4월 01일 14시05분

전북선거관리위원회가 4.10총선을 앞두고 선거관리 시스템 점검차 모의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정성학 기자

/사진= 전북선관위 제공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D-8

“투표소는 4대 선거원칙 중 하나인 비밀투표를 보장하되, 그 무엇보다 투명하게 관리돼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초읽기인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도 그 준비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오는 5~6일 사전투표를 앞두고 바짝 긴장한 표정이다.

전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는 편리성을 무색하게 전산망 해킹이나 투표함 바꿔치기 등 부정선거 논란이 꼬리 물어온 탓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사전투표를 둘러싼 논란은 불거졌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유튜버 A씨를 건조물 침입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붙잡아 구속했다.

그는 최근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 40여 곳의 사전투표소에 몰래 침입해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부정선거 의혹을 계속 제기해온 그는 이번 사전투표 또한 조작될 가능성을 포착하고자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한다.

전북선관위 또한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도내 사전투표소 240여 곳을 일제히 점검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도내의 경우 1일 현재 문제의 카메라와 같은 불법장비가 확인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선관위는 그 보안을 한층 더 강화하고 나섰다.

유권자의 비밀투표 보장은커녕 자칫 선거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상시 공개”

이번에 강화된 보안대책의 핵심은 사전투표함과 우편투표함 보관장소에 설치된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국민이면 누구나 24시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상시 공개다.

종전에는 그 CCTV를 보려면 시·도 선거관리위에 사전 신청 후 업무시간에 한해 열람이 허용됐다. 하지만 이번부턴 별도의 신청없이 아무때나 시·도 선거관리위에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보관장소 출입문은 종전처럼 정당추천 선관위원과 사무국(과)장이 서명한 특수봉인지로 봉인된다. 투표함 수송 또한 사전투표관리관 및 사무원, 정당 및 후보자가 지정하는 개표참관인과 경찰공무원이 동반 수송한다.

투표함, 또는 투표지 바꿔치기 등과 같은 부정선거 의혹을 원천 차단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사전투표 용지에 인쇄되는 2차원 바코드(QR코드) 또한 막대기 모양의 1차원 바코드 형태로 변경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관련 정보가 담긴 바코드는 1차원 바코드처럼 생긴 ‘막대모양의 기호’라고 정의하다보니, QR코드 형태의 바코드는 선거법에 위반된다거나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등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QR코드 형태의 바코드도 선거법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지만 불필요한 논쟁을 종식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전투표 선거인의 신분증 이미지 보관기간도 연장된다.

기존에는 선거일 투표마감 시각이 지나면 지체없이 삭제했지만 이번부턴 선거일 후 30일까지, 즉 선거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한까지 연장 보관하게 된다. 이경우 중복투표 여부 확인 등과 같은 선거쟁송에 대응해 사전투표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다.

“사전투표 통신망은 해킹 못하는 폐쇄망”

선관위는 투표사무 관계자 교육과 대국민 홍보 또한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들의 단순 실수나 오인에서 비롯된 부정선거 논란을 방지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테면 통신망 해킹을 통한 사전투표 결과 조작 의혹이 대표적이다. 투표사무가 통신망을 이용해 이뤄지기 때문에 해킹에 취약하다, 더욱이 국가안보를 문제삼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화웨이산 통신장비가 사용돼 투표결과 조작이 가능하다 등이다.

선관위측은 “사전투표통신망은 국가정보통신망이나 일반인터넷망과 분리된 통신망이라 비인가 단말기가 접속할 수 없도록 철저히 보안이 유지되고 있는데다 폐쇄망으로 구성돼 외부 해킹도 차단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이중투표 의혹 또한 마찬가지다. 선관위측은 “같은 사람이 사전투표기간에 투표하고 선거일에 또 투표하는 거 아니냐는 의혹이 적지않은데 사전투표를 하면 그 사실이 전산상의 통합선거인명부에 기록돼 재투표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선거철마다 특정 읍면동의 경우 해당 지역의 인구수보다 사전투표자 수가 더 많아 부정선거가 치러졌다는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대부분 오인에서 비롯된 것이란 지적이다.

안수란 전북선관위 공보팀장은 “일각에서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선관위의 선거관리가 부당한 것처럼 다수 국민들을 오도하거나 합리적인 이유없이 그 공정성과 중립성을 왜곡하면서 빚어진 문제로 여겨진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된 선거무효 소송의 경우 대법원은 부정선거 주장이 대부분 사실관계에 대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일방적인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며 “국민들이 뽑은 공직자의 정당성을 훼손하거나 선거 전체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 행위는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성학 기자

■ 사전투표 제도

사전투표는 2013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처음 도입됐다. 또, 이듬해 치러진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전면 실시됐다.

옛 부재자 투표를 보완한 제도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선거인이라면 누구든지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는 편의성이 돋보였다.

이는 투표율 제고에 기여했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정보통신기술과 선거관리 역량이 결합된 성과물이기도 했다.

이번 4.10총선 또한 5∼6일 이틀간 전국적으로 사전투표가 치러질 예정이다. 유권자들은 주소지와 상관없이 전북지역 243곳을 포함해 전국 3,500여 곳에 설치될 사전투표소를 찾아가면 한표를 행사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 하나면 충분하다. 물론 모바일 신분증도 가능하다.

사전투표는 그 편의성이 극대화된만큼 본선거와 달리 선거조작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선관위 또한 그런 편의성은 보장하되 논란 불식을 위한 보안강화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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