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독일 입양 제니퍼…“나의 딸에게 뿌리 찾아줄 것”

지난해 가족(추정) 연락 닿았지만 1차 검사 ‘불일치’
29일 재검사, “희망 놓고 싶지 않아…가족 찾기 계속 할 것”

기사 작성: 양정선 - 2024년 03월 28일 17시59분

가족을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지 3번째 되던 해였다. 지구를 한 번 감싸 안고도 남는 거리를 이동했지만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전주 서노송동 617번지 집 앞에서 발견, 비사벌 보육원, 송씨. 희박한 단서 속에서 부모를 찾던 제니퍼(송경순·46)씨는 지난해 6월 가족으로 추정되는 이들과 마주했다.

첫 만남의 순간 ‘내 가족이 맞는 것 같다’라는 느낌이 제니퍼의 마음을 스쳤다. 그녀를 처음 본 이들 역시 닮은 곳은 쉽게 찾아냈다. 모두가 확신을 가지고 진행한 검사였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로부터 약 10개월의 시간이 흐른 28일. “이것 좀 봐, 진짜 똑같이 생겼다.” 그날의 가족이 또 다시 전주를 찾았다. 유전자 검사를 다시 해보자는 의견이 모이면서다. 헤어져있던 시간, 거리, 검사 결과와 무색하게 제니퍼와 이들의 사이는 무척 가까워 보였다. 제니퍼는 “검사 결과를 처음 들었을 때는 실망감이 컸지만, 언니(추정)와 연락하며 기쁘게 보냈다”며 밝게 웃었다.

첫 만남 후 이들은 메신저로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냈다고 했다. 번역 기능을 활용해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주고받고, 영상 통화도 가졌다. ‘우리는 연관돼 있어.’ 그날의 느낌은 이들을 단단히 이어줬고 재검사에 용기를 줬다. 검사는 경찰과 ‘325캄라’의 도움을 받아 진행된다. 결과는 빠르면 한 달, 늦어도 2개월 뒤에 나올 예정이다.

‘일치와 불일치’ 둘 중 하나는 반드시 받게 될 결과에 대해 제니퍼는 “우리는 이미 서로를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의 딸에게 ‘뿌리’를 찾아주는 것은 엄마로서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새로 만난 가족과 인연을 이어가며 친가족 찾기를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제니퍼에 대한 사연을 알고 있거나 가족으로 추정되는 시민은 전주시보건소(063-281-6201) 등으로 연락하면 된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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