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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용의 여의주를 물고 오는 새해 아침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2월 05일 14시16분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사람들은 타향살이에 지친 심신을 부모, 형제, 가족들을 만난다는 즐거움으로 10시간의 고속도로 정체에도 마다하지 않고 고향을 찾는다.

참으로 정겨운 문화가 아닐 수 없지만, 언제부터인가 명절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인터넷 지식정보 시대가 지금의 우리 시대라면, 빅 데이터,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무인 항공기, 나노 기술 등 초 혁명 시대는 자녀 시대이다.

농경사회와 산업화 시대를 거친 부모 세대는 대가족 중심의 공동체를 이루었고, 그 가운데 명절이라는 문화를 소중하게 여겼다. 이러한 정신문화는 사회를 지탱하게 해준 큰 힘이 되었고 뿌리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과학이 발달하면서 1, 2차 산업이 퇴보하고 3, 4차 산업의 시대가 되니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였고, 가정은 핵가족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머리와 가슴이 뜨거웠던 시절은 가고, 머리만 뜨거워지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모의 명절에 대한 체감과 우리의 체감, 그리고 자녀의 체감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분명히 삶은 편리해졌지만, 정서적 공감의 거리가 멀어져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차례 음식이 상품화되어 판매되고, 펜션에서 차례를 지내며, 연휴 기간이 가족여행이 되어 명절 특수 호황을 누리는 업계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설에 대한 다른 형태의 사회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결론은 시대 흐름이다. 상황에 맞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고유 명절이 품고 있는 아름다운 문화의 맥은 끊어지지 않게 해야 하며, 각 가정에 적합한 명절 문화를 만들어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 조상들이 지켜온 문화는 단순히 가족의 정(情)만을 위하여 그리했던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질서가 있고, 공경이 있으며, 인간사 처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농경사회나 4차 산업 시대나, 사람이 사람으로서 해야 할 도리는 똑같은 것이다. 문화는 곧 정신이고, 사회를 지탱해 주는 규범이기에 시대가 바뀌었다고 치부하며 가벼이 여기면 큰일이다. 비행 청소년들이나, 안하무인의 가정에선 이미 이러한 문화가 깨져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이라.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어지러이 걷지 마라.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은,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이니라.

오늘 내가 가는 이 길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새해 아침!

각 가정에 행복과 만 가지 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고석헌(상상에너지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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