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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북한 열차 전복사고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2월 01일 13시49분

지난해 말 북한에서 열차 전복 사고가 발생해 수백 명이 숨졌다는 소식이다. 2023년 12월 26일 저녁 평양을 출발한 열차가 전복되면서 사상자 4백여 명이 발생했다.

함경남도 검덕(금골)으로 향하던 여객열차가 언덕을 오르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해발 700ｍ의 역으로 가던 열차는 노후화된 철로와 전력 부족 때문에 사고가 났다.

높은 고개를 넘지 못하고 뒤로 밀리면서 뒤편 객차 7량이 탈선해 산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당시 이곳은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이 지역은 급경사가 심하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과거에도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차 바로 뒤에 연결된 상급열차 2량은 탈선하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에 탔던 간부들은 모두 생존했다. 그러나 나머지 7량에 탔던 주민들은 대부분 사망했다.

각 차량의 좌석은 60개씩으로 사고로 전복된 7개의 차량에 탔던 인원은 400명이 넘는다. 사망자는 4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여객열차는 보통 9~11개 객차로 연결된다.

앞쪽 1~2개 객차는 간부들이 타는 상급열차라고 한다. 북한 당국은 사고 발생 지역을 비상구역으로 선포했다. '시신 처리 전담반'까지 조직하며 주민 여론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중상자들이 의약품 부족으로 병원에서 대부분 사망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철도는 화물의 90%, 여객의 60%를 담당하는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철도 상태는 매우 부실하다. 평양에서 열차로 북부나 동부 지방에 가려면 최소 열흘이 걸린다. 대부분 노선이 시속 20㎞대로 운행하기 때문이다. 여행증명서 없이는 여행도 불가능하다.

증명서가 있어도 가는 길이 너무 멀다. 부모 별세 소식을 듣고 집에 도착하면 장례식이 끝난 경우도 많다. 북한에서는 이동의 자유가 법적으로도 없다. 특히 교통 때문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북한 철도가 엉망인 것은 낡은 데다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 철도는 97%가 단선이다. 기차가 오면 다른 기차는 비켜서 기다려야 한다. 80%가 전기로 움직이는데 전력이 형편없이 약하다. 그마저 끊기면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김정은은 2018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오시면 우리 교통이 불비해 불편을 드릴 것 같다”며 “평창 올림픽에 갔다 온 사람들이 다 고속 열차가 좋다고 하더라”고 실토했다.

북한의 열악한 도로 상황을 인정한 것이다. 김정은은 열차 운행이 위험한 지역은 전기가 아닌 내연기관으로 운행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정복규(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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