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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길목]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의 감동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1월 31일 14시59분

두 달에 한 번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반가운 독서클럽의 얼굴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우리가 선택한 책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를 읽고 난 후에 서로 의견을 나누는 모습은 순수하고 자연을 많이 닮아 있어 편안함 속에서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는 묘한 매력을 선물하는 소통 공간이다.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는 어느 여성 식물학자(저자 다이애나 베리스퍼드 크로거)가 전하는 나무의 마음과 모든 나무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이 책에서 저자는 어린 시절 엄청난 정신적 외상을 입었지만, 고대의 옛 지식인 나무의 치유력과 자연계의 신성한 본성을 50여 년 동안 과학계에 종사하면서 수많은 연구 성과로 밝혀내며 전 지구가 직면한 기후 위기라는 커다란 과제에 대처할 방안을 제시하는 이정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하겠다.

다섯 갈래로 꽃잎이 난 작고 노란 꽃을 두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며 고아가 된 저자에게 마을 사람들은 고아는 동네 사람들이 함께 돌보아야 하는 부모·스승이 되어야 한다고 ‘망종화’를 가리키며, 신경과민이나 정신적 문제에 아주 강력한 약효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또한 저자의 손에 여기저기 돋아난 여러 개의 사마귀는 갓 캐낸 감자를 반으로 자르고 속을 파낸 후 소금으로 채우고 햇빛에 두어 고인 물을 수시로 문지르게 하는 식물 치료법으로 사마귀가 없어져 완치된 신비스러움을 선물했고, 저자는 이 고대식물학을 과학과 연결시킨 무기질 혈색소를 공동개발 하여 장기가 손상되지 않고 혈액형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결과물도 인류에게 기여했으며, 또한 저자가 개발했던 인공혈액 제품 중 하나를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친구의 몸속으로 직접 주입하여 새 생명을 탄생하게 하는 인간의 생화학 사이에서 자연계와 우리 인간의 건강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실천들에서 이 책은 긍적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져주고 있다.

더불어 일본 해안의 해양 생태계가 크게 망가지는 현상에 관한 수수께끼를 ‘개벌’ 즉 나무를 너무 많이 베어내는 바람에 숲에 떨어지는 나뭇잎이 줄어들었고, 줄어든 나뭇잎의 부식을 통해 방출되어 지하수로 스며든 후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플브산의 총량 또한 감소해서 결과적으로 섬 주변 해수 속 철분량이 줄어들어 해양 미생물의 분열과 증식이 멎게 되어 그 미생물을 먹고 사는 바다 생물들이 굶주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즉 나무를 베어내는 것은 자살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살생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숲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은 썩어가면서 땅속의 철분과 결합할 수 있는 풀브산이라는 부식산을 방출한다. 이렇게 산화한 철이 숲에서 강으로 흘러들어 철분이 부족한 바다와 만나면 식물성 플랑크톤 성장이 촉진되어 먹이가 풍성해진다. 저자는 일본 마쓰다가 교수가 이 현상을 수십년에 걸친 실험을 거듭한 끝에 증명해 낼수 있도록 초기 가설을 들려준 사람이다. 이 중요한 현상을 발견하기 전에 일본에는 이를 결정적으로 암시하는 속담이 있었다.

“물고기를 잡고 싶거든 나무를 심어라”라고 ...

현재 진행 중인 기후변화를 멈추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저자는 자연계가 지닌 재생력과 회복력은 우리의 이해 범위를 휠신 뛰어 넘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나에게 뿜어져 전해지는 진한감동이 무수한 생명과 지구촌을 살릴 어머니 나무로 가득 채워질 푸른 지구촌을 상상해 본다. 고창운곡습지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처럼!

/안승현(지속가능발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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