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권 주자들이 내놓는 전북공약이 닮아가고 있다. 정당은 다 다르지만 도내 지자체들이 제안한 사업안을 토대로 공약화 한 결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공약이 대표적이다.
17일 전북지역 유세에 나선 안철수 후보는 지지 호소와 더불어 전북공약 5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농식품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사업 추진, 첨단 스마트팜 단지 조성,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 세계식량기구 미래식품연구소 설립 등이다. 앞서 전북도와 시군이 공동 제안한 가칭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 구축사업안을 수용한 형태다.
전통문화 보전과 관공자원화도 주력하겠다고 공약했다. 전주 전통문화도시 육성 특별법 제정, 전라도 천년공원 조성, 전통소리산업 육성을 비롯해 관련 연구소와 기업 유치, 백제 저잣거리와 돌탑공원 조성 등이다. 이 또한 도내 지자체들이 공동 건의한 사업안이 대거 반영됐다.
새만금을 4차 산업혁명 전략기지화 해달라는 요구도 수용됐다. 국제공항과 항공정비단지 조성, 신항만 규모 확대, 연구개발 실증용 시험단지 조성, 복합리조트 개발 등이다. 안 후보는 이를 뒷받침할 새만금 전담 추진체계를 강화하고 국가 주도형 용지매립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탄소융복합산업도 마찬가지로 집중 육성키로 약속했다. 가칭 K-탄소밸리 조성, 탄소산업진흥원 설립, 전북과학기술원 설립, 탄소특화산단 조성, 안전보호 융복합제품산업 기반 구축 등이다.
전북혁신도시 2단계 사업도 지자체 건의안이 대거 반영됐다. 서울과 부안에 이은 제3의 금융중심지 조성, 가칭 전북국제금융센터 건립, 공적 연기금과 농업금융 거점 육성, 10만 청년의 요람 청년파크 조성 등이다. 안 후보는 “이 같은 사업을 통해 혁신도시를 신 성장동력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후보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전북공약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업명은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적인 골격은 사실상 판박이에 가깝다. 당시 안 후보는 “전북을 환황해 경제권 중심지로 키울 공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이와관련 17일 국민주권 선대위 출정식 겸 기자회견을 갖고 문 후보측에 전북공약을 추가해줄 것을 건의키로 해 주목된다. 새만금 연구개발 실증용 시험단지 조성과 전라선 고속철도 건설 등 모두 80건이다.
도내 지자체들은 이를놓고 대체로 반색하는 표정이다.
대표 건의자인 전북도측은 “모두 다 수용된 것은 아니지만 핵심 건의안은 대부분 반영돼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앞으론 이를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따라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이를 국책사업화 하고 국가예산안에 반영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각에선 씁쓸함도 교차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당 당직자는 “지자체 건의안에 대한 수용성이 높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한편으론 스스로 고민하고 발굴한 자체 사업안은 거의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털어놨다. 특히, “당의 정체성을 드러낼만한 공약이 보이질 않아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전북도당은 18일 홍준표 후보의 전북공약을 발표한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