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의 창] 전북권 광역전철과 발상의 전환

기사 작성: 정헌율 전 전북부지사 - 2015.08.06 17:43

‘KTX혁신역사 설립추진위원회’가 KTX익산역사의 위치를 전주 혁신도시 쪽으로 이전하여 달라고 도민 10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 국회, 국토교통부 등에 청원서를 제출하였는데, 최근 반려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익산역의 위치는 이용수요, 역간거리, 경제성 등을 감안하여 당시 전라북도 등 관계기관 간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철도기본계획에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결정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취지인데,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다. KTX익산역사 이전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내부분열만 야기하는 집안싸움을 접고, 지역발전을 위해 그 에너지를 모아 나갈 것을 기대한다. KTX역사 이전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크게 2가지라고 볼 수 있다. 그중, 역세권 개발은 지금 관계 당국에서 기본계획수립 용역 등 관련 절차를 진행중이므로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순리일 것 같고, 오늘은 접근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어 보기로 한다.

고속철도는 국토의 공간구조를 초고속시대에 맞추어 개편하는 국토개조사업이기 때문에, 주요 거점역 까지는 최단시간 내에 이동시키고, 그로부터 연계교통망을 통하여 주변지역으로 이동토록 함으로써 전 국민이 초고속시대의 혜택을 누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은, 연계교통망이 구축되지 않는 상태에서 고속철도만 먼저 건설되다 보니 작금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 이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살펴보면, 기존의 도로망을 연결하여 보다 촘촘하게 연계도로망을 구축해 나가는 지역이 있고, 새로운 육상 광역교통망을 건설하는 지역도 있으나, 가장 효율적인 것은 기존 철도망을 이용하여 광역전철망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전국은 광주권, 대구권, 부산권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광역철도망을 확충하여 가고 있다. 특히 충청권 광역철도망은 청주공항까지 연결되는 수도권 광역전철망을, 또다시 서대전을 경유하여 논산까지 연장함으로서 이제는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논산까지 이동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KTX익산역이 명실공히 전북의 관문역이 되기 위하여는 전주, 혁신도시, 김제, 새만금, 군산을 연결하는 광역전철망을 구축하여 이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이들 지역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 지역발전의 견인차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10여 년 전의 전주 경전철사업 좌초사례를 들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발상을 조금만 바꾸어 보면 우리도 전철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익산역은 고속철도 외에도 일반철도의 호남선, 전라선, 장항선이 교차하는 철도중심역이다. 이 기존철로를 활용하여 주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중간정차역을 신설하고, 약간의 리모델링을 하여 승하차를 편리하게 하고, 대중교통과 교통카드 환승만 연결하면 배차간격 15~20분의 완벽한 전철이 탄생되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열차제어시스템 기술이 발달해서 새마을호, 무궁화호, 전철의 동시운행이 가능해졌는데, 이미 경춘선이 그렇게 운행되고 있고 구미, 대구, 경산을 잇는 대구권 광역전철망이 그렇게 구축되고 있다. 지하철 한 개 노선에 수 조원이 투입되는데 비해, 현재 건설중인 대구권 광역전철망은 60키로가 넘는 장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총사업비는 1,200억원 정도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70% 가량이 국비지원이다.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전철교통망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는 150만 대도시, 거기에 KTX 관문역을 동하여 전국 어느 곳이나 1시간대에 도달할 수 도시, 이 얼마나 멋있는 상상인가? 이를 계기로 충분한 교통수요가 창출되어 역세권 개발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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