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10년 가까이 답보상태인 송천동 육군 35사단 항공대 이전지로 임실 대신 전주 도도동과 완주 이성리를 국방부에 새로 추천해 파문이다. 전주시는 올 3월 안에 새 이전지를 확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그 후보지는 물론 김제 백구와 익산 춘포 등 이웃들까지 들고 일어날 기세다. 오늘(13일) 오후 2시 전주시청 앞에서 첫 항의시위가 예정된 가운데 그 주민들을 미리 만나봤다.<편집자주>

“혁신도시 대신 헬기장을 주겠다고…이게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깨”

전주 도도동과 조촌동 등 서부권 주민들의 반응이다. 뜬금없이 항공대 이전 후보지로 도도동이 지목된데 따른 분통이다.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과 가까운 이 곳은 몇 해전만 해도 속칭 떴다방이 기승부렸던 전북혁신도시 후보지였다. 그만큼 주민들의 기대감도 컸었다.

하지만 전주시는 헬기장을 옮기겠다고 나섰다. 그것도 군 시설이다. “자다가 날벼락을 맞은 꼴이죠. 더욱이 주민들과는 한 마디 상의조차 없이 항공대를 이전하겠다고 하니…” 현지에서 만난 도도마을 주민들은 이같이 기 막혀했다.

어찌할바 모르는 착잡한 표정도 엿보였다. “급박하게 주민대책위는 꾸렸지만 어르신들만 사는데다 어떻게 싸워야할지도 잘 모르겠다”는 얘기다. 일부 주민들은 두려워했다. “어차피 반대해봤자 공권력을 투입해 땅을 강제로 빼앗고 주동자들을 구속시키고 그럴 것 아니겠냐”는 걱정이다.

뜻밖에도 주민들은 “밀양 송천탑과 제주 해군기지 파문 등을 지켜보고 이같이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말의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아직까진 확정된 게 아닌만큼 좀 더 지켜본 뒤 대응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주원호 대책위원장이 설명한 도도마을의 공식 입장이다.

그래서인지 도도마을은 어수선하면서도 한편으론 차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반대로 그 접경인 전주 조촌동을 비롯해 김제 백산면과 익산 춘포면 등은 벌집을 쑤셔놓은듯 발칵 뒤집혔다.

“아닌 말로 도도마을은 보상받으면 그만일지 몰라도 이웃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앉게 생겼다”는 분통이다. 때문에 번영로에 도배된 이전반대 현수막도 죄다 이웃 마을에서 붙였다고 한다. 서부권 전역에 뿌려진 연대투쟁 호소문도 마찬가지다.

주로 이들은 헬기 소음보단 개발제한과 땅값폭락 등 경제적인 피해를 걱정했다. “헬기는 하루에 두 세대 밖에 안 뜨는데다 그 비행안전구역도 반경 3㎞에서 1㎞로 좁혀놔 주변 마을에는 큰 피해가 없을 것”이란 전주시 생각과는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