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 어느 전직 공무원의 노인사랑

"007 마술가방서 행복 꺼내 드려요 웃음과 마술은 정신건강에 활력소 70대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12.10.18 21:07

전직 공무원 출신인 이수남 씨(76)는 ‘마술사’이다. 그는 항상 007가방을 들고 다닌다. 마술 동료 조길순 마술사와 함께 장애인 복지관, 학교, 교회, 경로당에서 카드를 몇 장 꺼내 마술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같은 노인이면서 다른 노인들을 즐겁게 해주는 특이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수남 씨는 여생을 마술 전문가로 봉사하며 사는 것이 꿈이다.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도 이길을 고집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마술의 비법도 전하고 싶다. 이수남 씨는 지금도 어린이집, 청소년 단체, 교회, 노인학교, 경로당, 복지회 등으로부터 공연 요청을 많이 받는다.

이수남 씨가 마술을 접하게 된 것은 꽤 오래됐다. 전매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일찍부터 퇴직 후 무엇을 할까 고민을 했던 것이다. 결국 그는 웃음치료와 마술을 선택했다. 웃음치료에다 마술을 접목시키면 정신건강이 좋아지고 활력소가 넘치겠구나 하는 것을 생각을 한 것이다. 그 뒤 연수과정에서 웃음치료 강의와 마술 실습 교육 등을 받고 웃음치료와 마술사 자격증을 모두 갖게 되게 됐다.

그는 마법은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만들어내는 기법이며, 마술은 숨겨진 비밀을 보여주는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마술을 통해 어린이, 청소년, 어른들에게 인생의 진실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마술 공연을 보면서 모두가 즐거워하고 춤도 추고 반응이 좋은 것을 볼 때마다 마술사의 사회적인 위치를 재삼 확인한다고 말한다. 그는 마술사를 공인(公人)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술사의 첫째 덕목인 인격을 갖추는 데 많은 노력을 한다.

이수남 씨는 마술과 함께 항상 웃음을 생활화하고 즐긴다. 온몸으로 크게 웃고, 15초 정도 길게 웃고 나면 속이 너무 시원하다고 한다. 그는 또 지압, 스트레칭, 등산 등에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항상 건강하다.

그는 마술 의상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의상은 주로 번쩍번쩍 빛이 나는 무대복이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마술을 하는 그를 보고 70대로 여기는 사람이 별로 없다. 50대 이하로 보아주는 관객까지 있을 정도다. 이수남씨에게 있어 70대라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그는 항상 즐겁고 재미가 넘친다. 그래서 공연이 끝난 후에도 피로한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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